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박관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회원 손모씨 등 8명에 대한 선고공판. 박 부장판사는 이들에게 불교 경전인 '잡보장경'의 한 구절을 읽어줬다. 타진요 회원들은 가수 타블로(32ㆍ본명 김선웅)의 학력위조 의혹을 끈질기게 제기해 타블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손씨 등의 혐의를 인정, 일부 회원은 법정구속했고 다른 회원들에게도 징역 8~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2심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동기가 불순하고 방법이 천박하며 피해자 측의 엄벌 의사가 여전하다"며 1명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다만 1심 판결 때 법정구속된 박모(26ㆍ여)씨는 징역 10월에 집유 2년, 보호관찰 2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으로 감형 받고 석방됐다. 대신 박씨는 다른 형벌을 받았다. '제3의 이브(김사라 복자)'와 '인생극장 연기수업(디 월리스)' 등 두 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한다. 전자는 하느님을 법정에 세운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후자는 영화 'E.T.'의 배우인 저자가 쓴 자전적 저작이다. 박씨는 또 인터넷에서 '악플'을 추방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한 뒤 이를 제출해야 한다. 고개를 숙인 채 선고를 듣던 박씨는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박 부장판사는 '그릇된 신념과 인식이 우리의 에너지를 병들게 하고 원하지 않은 삶을 창조하도록 이끈다'는 글귀를 인용하며 "실수를 거울삼아 지혜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는 당부의 말로 선고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