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장총량제 허물지 못한 수도권 규제완화

수도권 외곽에 대규모 택지가 개발되고 과밀억제ㆍ성장관리ㆍ자연보존 등으로 나누어놓은 3대권역 제도도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정부가 내놓은 ‘제3차 수도권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3년 동안 수도권에 산업단지 181만평을 추가로 공급하고 오는 2010년께는 낙후ㆍ노후공업지역을 정비개발지구로 지정해 과밀부담금은 물론 공업입지 규제 및 행위제한, 지방세 중과 등이 완화된다. 당장 내년 하반기부터 공장이나 대학 설립 등이 자유로운 시범지구가 운영될 계획이다. 정부는 특히 오는 2020년에 전철 수송분담률을 40%로 높이고 순환형 간선 도로망을 구축하는 교통 인프라도 확충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중심에서 탈피해 수도권을 10개 다핵구조로 개편하면서 동시에 규제도 완화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제2차 수도권 정비계획에 따라 산업단지 이외의 공업지역까지 공급물량을 제한 받다 보니 산업단지에 입주하지 못한 영세공장들이 농업지역 등에 산재해 있던 게 현실이었다. 따라서 이번 조치로 부족하던 수도권 공장용지에 숨통이 트일 뿐 아니라 무허가 공장들도 체계적으로 정비될 전망이다. 하지만 공업지역의 경우 여전히 공장총량제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대기업 공장의 신ㆍ증설은 여전히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공장총량제 폐지를 골자로 한 대체입법안을 내놓은 것이나 재계가 3차 계획안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핵심적인 요구 사항인 공장총량제의 틀을 그대로 두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 시기에 맞춰 수도권을 개발ㆍ정비한다는 입장이지만 수도권 인구비중은 오는 2020년에도 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만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재원조달 방안이나 사업추진 일정에 구체성이 부족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행정도시나 혁신도시 건설에 대한 반대급부로 수도권을 바라보지 말고 기업에 활력을 주고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에서 개편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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