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브프라임 파장 일단 관망…국내 실물경제엔 영향 작아"

국제금융 불안 단기에 안끝나면 수출·자금조달에 악영향 줄수도<br>지방 중소건설업체 부도 잇따라 주택금융 부실 가능성 경계해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일 당분간 콜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시사한 것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파장을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경기호조와 물가불안은 금리인상 요인이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한국 실물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어 올 하반기 4% 후반대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은은 지나친 낙관론도 경계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면 시간이 필요한데다 우리 수출 증가와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금융 부문이 부실화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한은 총재 “한국 경제 순항할 것”=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제금융시장이 지난 8월 초부터 상당히 불안해지면서 국제시장과 연계되는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 가격변동이 상당히 심했다”면서도 “실물쪽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방 리스크가 커지기는 했지만 (우리 경제가) 순항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며 “올해 하반기 4%대 후반, 내년에는 이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세계인 신용경색에다 외화차입을 실수요 목적으로 제한하면서 불거진 외환시장의 달러 부족 사태에 대해서도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조선중공업체의 선물환 매각과 해외증권 투자에서 환 변동위험을 해지하기 위한 선물환 매각 등이 주요 이유”라며 “시장에서 일어난 수급상의 일은 원칙적으로 시장에서 최대한 해결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조선업체 등을 중심으로 외화대출 용도 제한에 예외를 둬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금융시장 불안 이어질 것=하지만 한국 실물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도 힘들다는 게 이 총재의 지적이다. 그는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불안 문제는 미국의 주택시장, 미국의 소비수요, 다른 나라부터의 수입수요 등을 통해 실물경제로 파급된다”면서 “이 같은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다 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칠지도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미국의 불경기나 침체를 당초 예상보다 길게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한동안 잠잠해졌다가 다시 외국 금융기관의 문제가 알려지면 금융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앞으로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BNP파리바의 환매 중단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는 또 미국 등 전세계 경제가 둔화되면 우리나라 수출 증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국내 기업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금리상승 등으로 중장기 외자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 경계=이 총재는 특히 최근 지방 중소형 건설사들의 잇따른 부도 사태로 주택금융 시장이 부실화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부동산 프로젝트(PF)를 중심으로 한 주택금융 문제와 관련해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직 금융기관들이 손실을 입은 것은 없지만 2금융권ㆍ3금융권의 부실화 문제는 경계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방 건설사 부도→부동산 PF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ㆍ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부실화→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는 ‘한국판 서브프라임’에 대한 우려 속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총재는 “최근 한두개 지방 건설사들의 부도에도 아직 금융기관의 손실은 크지 않다”고 전제한 뒤 “한국에서도 주택금융 문제가 커질 수 있는지에 대해 한은뿐만 아니라 금융감독당국과 정부가 관심을 갖고 조사 및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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