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오픈 이노베이션] <1부> 진화 멈춘 한국IT (3·끝) 기본으로 돌아가자

'소프트웨어 제값주고 사기' 정부부터 앞장서라<br>"공짜" 인식 만연… 가격 후려치기 다반사 <br>업체 고사위기에 고급인력들 취업 꺼려<br>하청때 개발 사업비 단계별 先지급 필요<br> 현행 공공기관 저가입찰방식도 개선해야



SetSectionName(); '소프트웨어 제값주고 사기' 정부부터 앞장서라 [오픈 이노베이션] 진화 멈춘 한국IT (3·끝) 기본으로 돌아가자"공짜" 인식 만연… 가격 후려치기 다반사 업체 고사위기에 고급인력들 취업 꺼려하청때 개발 사업비 단계별 先지급 필요 현행 공공기관 저가입찰방식도 개선해야 특별취재팀=임석훈차장(팀장) 송영규차장·최인철·임지훈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지난 9일 경제 부문 대정부 질문이 펼쳐진 국회 본회의장. KT 사장 출신인 이용경 창조한국당 원내대표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원인을 조목조목 따졌다. 이 의원은 "소프트웨어 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며 "소프트웨어 값을 개발자 노임단가 방식으로 계산하는데 이게 지식경제에 어울릴 법이나 한 산정방식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기준조차 가격 후려치기 앞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소프트웨어, 정보기술(IT) 서비스 등 국내 IT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수년째 끊이지 않고 있다. 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지 않고 값을 터무니없이 깎는 관행과 무조건 낮은 가격을 적어내는 업체에 사업을 수주하게 하는 등의 저가입찰 방식이 주로 비판의 대상이 된다. 모두가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좀처럼 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근본적인 문제점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한국은 더 이상 IT강국의 위상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소프트웨어는 공짜 혹은 부르는 게 값="예를 들어 5,000원짜리 소프트웨어는 적어도 합리적 수준이라면 3,000~4,000원대 정도에서는 거래가 이뤄져야 하는데 500원에 제품공급을 요구하는 게 말이 됩니까." 익명을 요구한 소프트웨어 업체의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ㆍ기업 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개인고객 시장이 없는 시장환경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거래에 응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소프트웨어 살리기를 늘 주장하며 정책도 내놓고 하는데 정작 그들부터 소프트웨어를 제값 주고 사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얼마 전 어느 소프트웨어 회사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만난 이 업체 사장은 제품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가격이라도 제대로 받기만 한다면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푸념했다. 이처럼 소프트웨어가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것은 '하드웨어는 돈을 주고 사도 특히 국산 소프트웨어는 돈 주고 살 필요가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기업 계열의 IT서비스 업체가 시스템 통합,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등을 한데 묶은 사업을 수주한 후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에 하청을 주는 구조도 소프트웨어 제 값 받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가 사라져간다=상황이 이렇자 경쟁력을 갖춘 소프트웨어 업체와 개발자가 사라져가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제 값을 받지 못하자 업체들은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졌고 R&D 투자축소는 결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다.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한 국내시장 환경에서 글로벌 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프트웨어를 제 비용을 지불하고 살 리 만무하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고사 직전까지 내몰리자 고급인력도 소프트웨어 업체를 기피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등 IT 관련학과들이 인기였지만 지금은 우수한 학생들이 진학을 기피하는 학과가 됐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게임 및 소프트웨어 업체에 핵심인재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며 "실업대란 때문에 지원인력은 많지만 실제 게임 등을 개발할 능력을 갖춘 팀장급 인재는 매우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ㆍ기술력에 대한 가치인식 필요=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및 기술 가치에 대한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김신배 한국IT서비스협회 협회장은 "국내 IT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가치를 개발에 투입된 인력 숫자로 계산하는 '헤드 카운팅'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을 감안해서도 인력 수가 아닌 기술력 및 성과로 사업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력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저가입찰 방식의 발주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숨통을 틔워주려면 대기업의 하청구조도 혁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는 사업이 완료된 후 개발비를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이럴 경우 중소업체들은 자금난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 소프트웨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개발하청을 맡길 때도 소프트웨어 개발단계별로 사업비를 먼저 지급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외국 제품을 국산화할 때도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IT 재도약 키워드, 오픈 이노베이션]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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