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블루오션 요트산업이 뜬다] 소득 증가 따라 수요 급성장… 고용유발 효과 자동차 산업의 200배

국내등록대수 9000여척… 2006년보다 43배나 증가<br>고급요트 1대 생산하면 3500개 일자리 창출<br>국내 조선기술에 IT접목… 세계시장 진출 모색해야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 마리나 시설에 수십척의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미국 LA에서 북쪽 해변을 따라 2시간 정도를 달리면 산타바라라 요트클럽이 나온다. 전세계 요트인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크고 작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것만 봐도 경이로울 정도다. 정박장 근처에는 요트박물관은 물론 유명한 씨푸드 레스토랑, 요트를 판매하는 가게, 카약레슨 가게 등의 상점들도 늘어서 있어 둘러만 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요트를 빌려 바다로 나가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다 보면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사라진다.

선진국 여가 문화로만 여겨지던 요트, 보트레저가 국내에도 성큼 다가왔다.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레저문화도 다양해 지고 있는 데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보니 요트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요트등록을 봐도 쉽게 확인이 된다. 9월말 현재 국내 등록 요트 수는 9,000여척이 넘는다. 지난 2006년과 비교하면 무려 43배가 증가한 것이다. 동력으로 가는 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 보유자도 2006년에 비해 2.23배 늘어난 12만6,000명에 달한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이 1만6,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요트 수요가 연간 30%씩 성장했다. 우리나라도 인구가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요트업계는 2015년 요트인구가 16만 명, 요트대수는 2만2,000척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요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3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고 주5일제 시행,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 등 요트산업이 성장할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며 "국내 요트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요트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관 제조산업들도 들썩이고 있다. 요트산업은 단순히 레저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승용차 한 대를 생산하는데 15명의 고용이 창출된다면 고급요트 한 대를 만들려면 3,500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경기국제보트쇼는 33개국 305개사 1,232 부스, 해외바이어 29개국 141개사가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전시에 참가한 요트와 보트 수는 107대로 지난해 60대에서 두 배 늘었다. 관람객은 전년보다 2배가 넘는 3만3,398명이 다녀가 지역내 수를 일으키는 데도 기여했다. 이 기간 상담ㆍ계약 실적은 1억3,158만 달러에 달했다.

국내 보트제조업체인 마스터마린은 독일의 드레트만 요트사와 100피트급 메가요트 1척(600만 달러)에 대한 수출을 계약했고, 디텍은 필리핀의 김앤정 브라더사와 22피트급 제트보트 1척(13만 달러)에 대한 수출계약을 성공시켰다.


황성태 경기도투자실장은 "해양레저산업은 레저선박 동호인과 선박 제조업자 간의 선순환을 통해 발전한다"며 "보트쇼에서 동호인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이에 맞추려는 업체의 노력이 더해지며, 구매와 체험으로 수준이 향상되면서 우리 해양레저산업도 면모를 일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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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양레저산업은 매년 급성장하고는 있지만,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해양레저장비는 미국ㆍ영국 등 선진국이 87%를 보유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6명당 1척, 핀란드는 7명당 1척, 스웨덴은 12명당 1척의 해양레저 장비를 갖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은 450명당 1척, 한국은 5,500명당 1척을 보유, 아직은 해양레저 발달이 미미한 상태다.

해양레저산업 역시 일부 선진국들이 독점해왔다. 해양레저 장비 수출량은 미국ㆍ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이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보트를 생산하는 업체도 미국은 1,400개, 영국 500개, 호주 370개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100여 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잠재력은 충분하다. 국내 조선 업체들은 글로벌시장을 휩쓸고 있다. 여기에다 정보기술(IT)등 첨단기술을 접목하면 한국의 해양레저산업은 세계시장에서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레저산업 시장 규모는 올해 506억 달러, 오는 2015년에는 536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요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수한 조선기술을 갖춘 한국업체들에게 세계 요트ㆍ보트 시장은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라며 "요트ㆍ보트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대책이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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