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은 개인소호몰 홍보관?
가게 병행 오픈 "홍보는 오픈마켓서, 단골은 개인몰로 유도""비싼 수수료·광고비 부담 절약" 新 판매전략 확산
김미희 기자 iciici@sed.co.kr
오픈마켓에서 여성복을 판매하는 김 모씨는 최근 개인소호몰을 추가로 오픈했다. 국내 굴지의 대형 오픈마켓 두 곳에서 월평균 3,000여 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높은 수수료ㆍ광고비에다 초저가경쟁으로 판매가를 낮추는 바람에 김 씨에게 돌아오는 수입은 고작 100여 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개인소호몰은 매월 제작업체에 5만5,000원 정도만 내면 운영 가능해 오픈마켓 보다 비용은 적게 들면서도 수익성은 높다”며 “요즘에는 방문자가 많은 오픈마켓에서 고객을 끌어들여 개인몰 단골로 만드는 판매방식이 대세”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온라인 판매지도가 바뀌고 있다. 김 씨처럼 오픈마켓은 ‘홍보용’으로 이용하고 개인몰에서 쏠쏠한 수익을 내는 온라인 상인들이 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방문자 수가 많은 오픈마켓에 매장을 낸 뒤 판매자 홈페이지에 개인몰을 링크하거나 상품배송시 택배상자에 개인몰 주소가 적힌 명함을 넣어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고객유입이 많은 오픈마켓은 개인몰을 알리는 용도로 이용하는 대신 개인소호몰에서는 ▦같은 디자인이라도 원단ㆍ봉제 등을 고급화하는 동시에 ▦친절한 상담과 A/S를 제공하고 ▦할인쿠폰 및 무이자할부 혜택을 통해 단골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
오픈마켓과 개인몰을 병행 운영하는 이 모씨는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오픈마켓과 달리 개인소호몰에서는 다품종소량생산을 통한 품질경쟁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덕분에 단골고객의 재구매율이 70~80%에 달하고 객단가도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픈마켓과 개인몰을 병행 운영할 경우 수익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는“1만원짜리 티셔츠를 1,000장 팔았을 경우 A 오픈마켓에서는 판매수수료(판매가의 12%) 120만원, 광고료(메인박스배너) 월 120만원, 원가(장 당 6,000원)를 제하고 나면 순수입은 고작 160만원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개인소호몰에서는 월 이용료(5만원 가량)이외에 추가비용이 없어 순수입이 오픈마켓 보다 2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오픈마켓이 이처럼 개인몰의 홍보용으로 전락한 데에는 오픈마켓의 왜곡된 시장구조가 원인제공을 했다. ‘누구나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취지로 탄생한 오픈마켓은 5년 여 만에 6조원 규모로 급성장하면서 경쟁이 극심한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한번 입고 버리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 유행하면서 오픈마켓 판매자들은 제품 단가를 초저가로 맞추기 위해 중국산 ‘싸구려’ 원단을 사용하고 마진을 포기하는 등 출혈경쟁을 거듭했다. 여기에 판매가의 3~12%에 달하는 판매수수료와 등록수수료, 월 최고 120만원에 달하는 광고비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이에 대한 돌파구로 개인소호몰을 택하는 상인들이 늘어나게 된 것.
이 같은 온라인 신(新)판매 전략이 확산되면서 메이크샵 등 개인소호몰 임대 시장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현재 업계 1위를 달리는 메이크샵을 비롯해 카페24, 후이즈몰, 세중나모 스토어즈 등 온라인몰 임대업체 시장규모는 지난해 1조5,000억원을 기록, 오픈마켓의 3분의1 수준으로 성장했다. 거래액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해 메이크샵 입점 소호몰의 경우 2005년 5,832억원에 불과하던 거래액이 2006년 9.659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 올해는 1조5,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6조원 대로 커진 오픈마켓 시장이 높은 수수료 및 광고비 등 거상(巨商)에게만 유리한 구조와 ‘제살깎이식’ 저가경쟁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개인 소호몰에 뒤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입력시간 : 2007/05/09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