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아! 18번홀"… 해저드에 빠진 100승

최나연, 페테르센에 아쉬운 연장패…박희영 1타 차 3위


‘부담감을 떨쳐라.’ 통산 100승 합작에 단 1승 만을 남겨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코리안 군단에 떨어진 특명이다. 22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최나연(24ㆍSK텔레콤)이 다 잡았던 우승컵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에게 넘겨주면서 99승 이후 세번째로 ‘아홉 수’에 발목이 잡혔다. 최나연은 미국 오리건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프킨리지CC 고스트 크리크 코스(파71ㆍ6,552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3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2타를 잃고 페테르센에 공동 선두(최종합계 6언더파 207타)를 허용한 뒤 첫번째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역사적인’ 우승에 대한 부담이 컸던 탓일까. 최나연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정규 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17번홀(파4) 버디로 1타 차 리드를 잡아 파로 마무리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던 상황. 두번째 샷이 그린 왼쪽으로 살짝 벗어나 볼이 러프에 놓였지만 홀까지 10m 남짓한 거리만 남아 우승은 거의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자신감 없이 친 웨지 샷은 턱없이 짧았고 4m 가량의 파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에 끌려갔다. 앞서 13번홀(파4)에서 1m 파 퍼트, 15번홀(파5)에서 2.5m 이글 퍼트 실패도 중압감 때문으로 보였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도 긴장할 때는 실수가 잦기 마련이다. 중압감을 받으면 몸의 근육이 수축돼 엉뚱한 스윙이나 스트로크를 하게 된다고 한다. 연장전에서도 18번홀은 최나연을 가로막았다. 페테르센의 두번째 샷이 그린을 살짝 넘어간 것을 확인한 최나연은 9번 아이언을 휘둘렀지만 볼은 엉뚱하게 날아가 오른쪽 물에 빠졌다. 4타 만에 그린에 올린 뒤 보기 퍼트도 넣지 못해 우승컵을 헌납했다. 18번홀은 앞서 박희영(24ㆍ하나금융그룹)의 발목도 잡았다. 17번홀까지 5타를 줄여 공동 선두로 올라섰던 박희영은 이 홀에서 어프로치 샷을 그린 반대편까지 굴려보내는 바람에 1타 차이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3위(5언더파)에 머물렀다. 반면 페테르센은 9타 차 열세를 뒤집은 역전승으로 시즌 두번째(통산 8승) 우승컵과 함께 22만5,000달러의 상금을 챙겼다.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5개로 7타를 줄인 페테르센은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최나연은 연장전 두번째 샷에 대해 “샷에 자신이 있어 이기더라도 버디로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는데 템포가 빨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리안 군단은 오는 25일 시작되는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미뤄진 100승에 재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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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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