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국채발행 실패

핫머니 이탈로 23개월만에 은행 자금경색에 수요 줄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출구전략 실시 우려로 신흥국에서 자금이탈이 잇따르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23개월 만에 국채를 발행하는 데 실패했다.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으로 글로벌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가 중국에서 이탈하며 중국 은행들이 자금경색에 빠진 탓이다. 최근 미국ㆍ일본 국채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세계 3대 경제대국의 국채시장에 대한 경고가 확산되고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재무부는 273일물 국채 95억3,000만위안(1조7,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이는 당초 목표인 150억위안을 밑도는 것이다. 발행금리도 3.76%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같은 기간물의 금리 3.14%보다 0.62%포인트나 높았다.


이에 앞서 지난주 중국 국책은행인 개발은행(CDB)도 20억위안 규모의 6개월물 채권을 발행하려다 수요가 없어 11억5,100만위안을 발행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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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중국 정부와 국책은행의 채권발행 실패는 최근 가중되고 있는 중국 은행들의 자금난이 원인이다. 중국 은행들이 분기말을 맞아 자본기준 충족을 위한 현금확보에 압박을 받으면서 국채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첸잉 국해증권 애널리스트는 "현금압박으로 국채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시장에 자금을 적극적으로 공급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압박이 가중돼 국채와 기업채권 모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핫머니 유입이 크게 줄어든 것도 중국 은행들의 자금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 상승을 겨냥한 핫머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 이후 넘쳐나는 유동성 때문에 환율이 급락하고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여기에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확산되며 중국에서 핫머니 유출이 급속히 나타나고 있다. 씨티그룹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신흥시장 사모펀드에서 58억달러가 유출됐다.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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