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제 위기' 경고

주력산업의 수익성 약화로 5~6년 뒤 한국 경제와 기업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발언은 우리 산업과 경제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경고로 예사롭게 들어 넘길 일이 아니다. 이 회장이 평상시에도 임직원들에게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해오긴 했지만 이번에는 표현과 내용이 한층 구체적이고 강한데다 이례적으로 우리 경제 전체에 대한 경고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전자의 수익률 하락에 대해 “심각한 수준이며 이는 삼성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지금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을 보면 이 회장의 지적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일본 등 선진국의 견제와 중국의 맹렬한 추격에 쫓겨 우리 경제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1등 상품 품목 수가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의 1등 상품 숫자는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는 게걸음이다. 선진국과는 절대숫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아직 중국의 1등 제품이 범용제품에 치우쳐 있지만 첨단 분야에서도 우리와 중국의 기술격차가 겨우 1~5년이라는 분석이고 보면 차이가 좁혀지는 것은 시간문제인 셈이다. 실제로 우리 경제를 끌고가는 주력산업도 환율하락과 경쟁격화 등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우리 경제의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수익률은 3년 전부터 하락 추세다. 현대자동차도 비상경영에 돌입할 정도로 판매와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향후 상황도 불투명하다. 일본업체의 견제와 미국회사들의 회생노력으로 앞으로 치고 나가기 버거운데 중국이 조만간 한국차를 따라잡겠다고 나서고 있는 판이다. 조선도 올 들어 수주실적에서 중국에 뒤졌다. 위기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와 노동계 등 모두가 말 그대로 비상한 각오와 자세로 나서야 한다. 기업은 연구개발과 기술능력 확충에 전력투구해 전천후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창의적ㆍ공격적 경영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노조의 과다한 요구자제 등 상생의 노사관계와 국민들의 반기업정서 해소 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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