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13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만 44세 이상, 근무 햇수 5년 이상 또는 만 44세 미만 중 근무 햇수 10년 이상의 직원들이다. 희망퇴직을 신청할 경우 최대 60개월분의 기본금과 5,000만원 이내의 자녀 학자금을 받게 되며 전직·창업 지원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선제적으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목표 인원 등을 사전에 정하지 않고 구성원들의 자율적 의사에 따르는 만큼 인위적이거나 일방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1997년 IMF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37년 만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 65조8,757억원, 영업손실 2,2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가가 100달러에서 40달러대까지 떨어지자 정유 업계는 큰 타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GS칼텍스도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일부 팀의 인원수를 줄였다. S-OIL은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은 대신 오프라인 회의를 화상회의로 대체하는 등 다양한 비용 절감책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또 GS칼텍스·SK이노베이션·S-OIL·현대오일뱅크의 직원 1인당 급여는 각각 전년 대비 1.8%, 8.8%, 5.2%, 6%씩 줄어들었다.
올해 업계에서는 유가가 지난해처럼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체질 개편과 사업 구조조정은 정유업계의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마진이 2, 3%대로 낮은 정유 사업이 아닌 석유화학·전기차 배터리·신소재 등 비정유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냈던 GS칼텍스와 SK이노베이션·S-OIL이 지난 1·4분기에 일제히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내부적으로 여전히 위기감이 감도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