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 자제’와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제시’를 골자로 하는 ‘서울 선언’을 채택하고 폐막한 가운데 외신들은 이번 선언이 주요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데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글로벌 불균형 해소에 관한 합의도출에 실패했다고 혹평하는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정상회의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내년 상반기 안에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게 한 점은 높이 살 만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FT는 ‘불균형 해소에 실패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환율전쟁 해법에 진전이 없는 가운데 선언문에 채택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도 모호(vague)하다”며 “특히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경상수지 분쟁 당사국을 중재할지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제시’ 수준의 발표는 이를 관철하려 가장 애를 쓴 미국의 목표가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WSJ는 경상수지 흑자 및 적자폭을 국내총생산(GDP)의 4%로 이내로 제한한다는 미국의 제안이 흑자국인 중국과 독일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G20 정상들이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에 합의하는 데 그친 ‘김빠진(watered down)’선언문을 발표했다면서, 특히 ‘경쟁적 절하(devaluation)’라는 문구는 들어갔으나 미국이 사실상 중국 통화정책 비판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경쟁적 저평가(undervaluation)’라는 말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독일 dpa통신은 이명박 대통령이 “역사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언문에는 구체성이 결여돼 있으며 세부 내용은 추후 회의로 미뤄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내년 상반기 글로벌 불균형(imbalances)의 정도를 확인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한 것은 의미 있는 합의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이번 G20 서울회의가 위안화를 둘러싼 미중 대결의 장에서 벗어나 G20 회원국들에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한 실천틀(workable framework)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별도의 해설 없이 사실보도만 전달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