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NYT가 정리한 '위기 기업' 대처 전략

"실수 신속 고백이 브랜드 추락 방지"<br>BP·도요타 등 잘못 발표 늦어 신뢰 떨어져<br>때에 따라선 CEO 전면 나서기 자제 필요


도요타자동차ㆍBPㆍ골드만삭스 등 최근 들어 기업의 생명과도 같은 브랜드 가치를 통째로 잃어버리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 극복에 실패해 브랜드 가치를 더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뉴욕타임스(NYT)는 도요타와 석유 기업 BP, 금융사 골드만삭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각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이들 3개사의 실수는 시차를 두고 나타났지만 모두 같은 내용"이라며 "1위 기업들도 일단 브랜드 가치를 잃으면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들 사례로부터 위기에 처한 기업이 결코 범하지 말아야 할 대응 방침을 정리했다. ▦신속히 고백하라 ▦거짓말로 규명될 실수를 만들지 마라 ▦숙고하느라 시간을 끌지 마라 ▦솔직성도 때에 따라 다르다 ▦최고경영자(CEO)가 전면에 나서지 마라는 것이다.

신문은 우선 '위기관리에 솔직해야 한다'는 전통적 지혜를 언급하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히 자백하라고 권했다. 지난 1982년 존슨앤존슨은 두통약 타이레놀을 먹고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대규모 리콜을 즉각 실시해 브랜드 가치를 지켜냈다. 반면 도요타와 BP, 골드만삭스는 신속히 자백할 기회를 놓침으로써 상황을 악화시켰다.


NYT는 이어 "기업이 빨리 고백하더라도 '위선'과 '조소'로 포장됐을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며 "사람들이 해당 기업을 싫어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아니라 덜 싫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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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기업은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의 주범인 BP다. 이 회사는 유출된 기름의 양을 초기에 하루당 1,000배럴이라고 밝혔다가 하루 6만 배럴이 넘는 것으로 귀결 나며 여론의 비판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소송 가능성에 대비해 사망 사고의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겼다가 도덕성 상실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BP는 수년간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석유 그 너머'를 생각하는 환경친화적인 기업임을 강조해 왔지만 이 같은 대응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도요타의 경우 잘못을 실토하는 데 시간을 끈 점이 비난의 대상이 됐다. 기술적 결함은 어느 기업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마지못해 시인하는 인상을 남길 경우 파장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신문은 "누구도 정확한 사실을 모를 땐 사실 자체보다 사실에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빨리 사과할수록 문제는 잊혀지고 신중해질수록 나빠진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자사 이익에만 기민하게 움직여 브랜드 이미지를 한꺼번에 잃은 사례로 꼽혔다. 도요타나 BP보다는 특정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이 기업은 금융위기로 전 사회가 고통을 감내하는 와중에 '일류다운'놀라운 이익을 공개해 비난을 자초했다. 또한 이익 공개에는 빨랐던 것과는 달리 AIG의 구제금융과 연계된 모기지 투자분야에서 입은 수혜는 '비밀주의'를 고수해 최고의 금융회사라는 기존 신뢰도를 한꺼번에 잃었다.

사건의 총 책임자인 기업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기존 통념도 때에 따라서는 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BP 미국법인 CEO의 엄격한 이미지와 영국식 발음, 도요타 일본인 CEO의 알아듣기 힘든 영어 발음은 이들의 거듭된 사과에도 불구하고 '소통하기 힘든 기업'이라는 인상을 대중에게 심었다는 결론이다.

NYT는 "브랜드 이미지 추락은 기업이 자초하는 측면이 크다"며 "똑같은 실수를 거듭하지 않으려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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