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난리가 났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유로존 재정 위기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가 매일 거래량 신기록을 갱신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고 덩달아 자동차 ETF, 골드 ETF 등 여타 ETF에도 돈이 몰리면서 ETF 시장은 지난 2002년 상장 이래 최대의 호황기를 이뤘다.
레버리지ㆍ인버스 ETF의 성공으로 ETF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투자 저변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나 많은 투자자들의 머릿속에 변동성이 큰 상품이라는 그릇된 이미지가 자리 잡은 것 같다. ETF의 진정한 매력은 화끈한 변동성이 아니라 모든 투자를 가능하게끔 하는 상품의 다양성에 있다.
최근에는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ETF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KODEX 단기채권 ETF)과 우리자산운용(KOSEF 단기자금 ETF)이 선보인 단기채권 ETF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1년 미만의 국고채와 통안채 등에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목표로 한다. 국고채와 통안채는 각각 정부와 한국은행이 발행해 지급을 보증하는 채권으로 국가 부도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부도가 발생하지 않는 가장 안전한 채권이다.
단기채권 ETF는 활용도도 높다. 주식을 매도한 뒤 매도대금을 다음에 매매할 때까지 주식 계좌에 보유할 경우 이자는 극히 미미하다. 이때 단기채권 ETF에 투자해 채권 투자에 따른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다. 또 언제든지 매매 기회가 왔을 때 계좌 이체 등의 번거로운 절차 없이 실시간으로 매매를 할 수 있는 편리하고 새로운 ETF 상품이다.
기존의 주식형 ETF를 비롯해 금ㆍ구리 등 상품형 ETF 및 레버리지ㆍ인버스 등 파생상품형 ETF와 결합하면 자신만의 포토폴리오를 구성해 자산 배분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투자 격언 중에 '쉬는 것도 투자'라는 말이 있다. 빈번한 매매는 실패의 근본이라는 말이다. 매일 시장 상황에 따라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갈아타면서 수익을 내면 좋겠지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기회가 올 때까지, 그리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투자의 기본이다. 다만 투자자는 기다리고 쉬되 돈은 쉬어서는 안 되며 투자자들이 기다리는 그 순간에도 투자자들의 계좌 속 투자자금에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줄 상품이 바로 단기채권 ETF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