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이 회생쪽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SK그룹의 현 체제와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파란불이 켜졌다. 최 회장은 보유중인 SK계열사 지분 전량을 채권단에 담보로 잡힌 상태여서 글로벌이 청산이나 법정관리로 갈 경우 경영권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었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SK가 글로벌 부실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최 회장 지분은 보존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의 회생 여부는 이번 주 중 SK그룹이 채권단에 제출할 자구안에 따라 최종 결정되지만 현재까지 실사결과 드러난 부실규모 등을 감안할 때 청산되거나 법정관리에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당연히 최 회장의 지분도 보존될 것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SK글로벌에 대한 회생 방침이 확정되고 오는 30일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는 최 회장이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난다면 재계 3위의 SK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그룹 해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경영복귀는 하지만 변수가 많아 쉽사리 낙관하기 어렵다. 설사 복귀할 수 있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법원의 1심 공판에서 최 회장은 실형을 선고받을 확률이 높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최 회장에 대해 징역 6년을 구형해 집행유예는 어려울 것”이라며 “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회사 안팎의 부정적 여론도 최 회장의 경영 복귀에 만만찮은 걸림돌이다. 참여연대와 SK노조 등은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것은 전형적인 모럴해저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SK글로벌이 회생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최 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주주와 노조 등 회사 이해관계자에게 이 점을 적극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