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민 체감경기는 여전히 '한겨울'

개인파산신청 사상 최대… 2만건 넘어<br>소득하위 30% 가구 절반이상 적자

올들어 개인파산신청 건수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처음 2만건을 넘어섰고 소득 하위 30%의 적자가구 비율이 증가하는 등 경기 회복조짐에도 불구하고 서민의 살림살이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는 늘어나 금리 부담이 우려되고 소득증가에 필수적인 고용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 경기에 대한 서민들의 심리도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30% 가구 절반 이상 적자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3.4분기 전국 가구 중 소득 하위 30%에 해당하는 1-3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은 50.7%로 작년 동기의 50.4%와 전분기의 49.5%보다 각각 0.3%포인트와 1.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소득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3.4분기 전국 가구의 월 평균 실질소득은 249만2천6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2% 줄어 2003년 전국 가구의 가계수지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 감소세를보였다. 또 소득 하위 20% 가구의 3.4분기 명목소득 증가율은 작년 동기대비 1.7%에 그쳐 같은 기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 2.3%에도 미치지 못했다. ◇개인파산신청 2만명 넘어 한계에 몰린 서민 등의 개인파산신청도 연간 기준으로 처음 2만명을 넘어섰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까지 개인파산신청 건수는 2만3천756건으로 작년 동기의 3.5배에 달했고 2001년부터 작년까지의 신청 건수 1만8천181건보다훨씬 많았다. 개인파산신청은 2001년 673건, 2002년 1천335건, 2003년 3천856건, 작년 1만2천317건으로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개인파산신청 건수의 증가에 대해 "개인파산신청이법적인 신용회복 제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측면이 있지만 한계에 직면한 서민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 빚 늘고 대출금리는 상승 가계부채가 늘어난 가운데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서민의금융부담도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493조9천847억원으로 3월말보다 16조2천656억원 늘어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2.4분기 가계 빚 증가액은 2002년 3.4분기의 26조7천902억원 이후 최대다. 또 지난 9월 금융기관의 대출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보다 0.09%포인트 상승한 연 5.61%로 지난 3월의 5.63%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10월 콜금리인상 이후 은행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모두 서민의 빚은 아니지만 개인파산신청건수 등을 감안하면 가계부채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도 이달 초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가계의 채무부담 능력을 나타내는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6월 말 기준으로 49.3%에 달해 작년 말의 48.6%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가계의 채무부담 능력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은 이에 따라 올들어 가계부문의 채무부담능력이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저소득층의 신용상태도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 심리.고용 개선 기대 이하 서민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용상황이 호전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올들어 10월까지 월 평균 취업자 증가 수는 29만9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2만4천명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연초 20만명대 이하였던 취업자 증가 수가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40만명대를 기록, 고용 회복을 기대했지만 9월과 10월, 2개월 연속 20만명대로 다시추락해 고용 회복 전망을 어둡게 했다. 또 월 평균 소득 300만원 미만 서민들의 소비자기대지수는 아직도 기준치 100을밑돌고 있어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서민이 좋아질것으로 전망하는 서민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월 평균 소득 300만원 이상의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소비자기대지수는 기준치를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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