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안 확정에 따른 폐지 부처 직원들의 동요, 인사 문제 등으로 공직사회가 어수선하다. 이로 인한 행정공백 가능성 등 적잖은 후유증이 우려되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국제금융 불안을 비롯해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부처의 신속한 기구정비를 통한 업무차질 최소화가 절실하다.
우선 이뤄져야 할 것은 법안의 국회 통과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합신당이 통일부 폐지에 반대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에 동의한다며 당초의 강경반대 입장에서 선회했고 한나라당 또한 원안통과가 목표라면서도 국회심의 과정에서 협상의 여지를 강조하고 있어 합의 처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 부처 간 조직 통폐합에 따른 후속작업의 혼선과 업무 차질이다. 이번 정부조직개편은 중앙행정기관 수 기준으로 지난 1969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작은 정부가 되는 데서 보듯 그 폭이 커 후속작업도 방대하고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인수인계 업무도 많고 예산 등도 새로 조정해야 한다.
통폐합으로 없어지는 자리도 많고 국ㆍ실 등 조직 정비와 업무영역 조정도 필요하다. 인사요인이 커진 만큼 공직사회가 ‘자리’에 더 신경을 쓰느라 업무는 뒷전에 밀리기 십상이며 조직정비와 업무영역 조정과정에서 통폐합 부처 간에 마찰과 충돌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갈등이 일단 봉합돼도 기존 부처 간 벽이 허물어져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과거 정부의 부처 통폐합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 후유증을 조속히 해소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 정부가 출범한 뒤에 하면 그만큼 시간을 낭비하고 혼란도 길어진다. 법안 통과 전이라도 정부조직개편을 위한 부처 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기능 및 업무조정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정부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작은 정부는 시대적 추세이자 국민들의 공감대가 이뤄진 일이다. ‘대부처제로 가는 이유가 뭐냐’고 토를 달게 아니라 새 정부의 매끄러운 출범과 일을 잘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현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