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K씨는 지난해 11월 한 시중은행에 가입했던 정기예금의 만기를 맞았지만 재예치하지 않기로 했다. 6.0%였던 금리가 1년 만에 3%대로 뚝 떨어지다 보니 4%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보게 됐기 때문이다. K씨는 고민 끝에 4% 후반의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K씨처럼 올 연말까지 만기를 맞는 특판예금이 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특판예금 재유치에 적극적이질 않다. 특판상품 판매경쟁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저축은행을 비롯한 일부 제2금융권은 4.5~4.8%의 높은 금리로 투자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지역 세람저축은행은 1년 정기예금 금리로 4.8%를 제시하며 특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6개월 금리는 연 4.2%이며 300억원 한도가 소진될 때까지 판매될 예정이다.
프라임저축은행과 인천저축은행, 민국저축은행은 1년제 금리로 연 4.6%를 각각 제시하고 있다. 프라임저축은행은행의 ‘프라임 e-정기예금’은 1개월에서 3년까지 최저 2.9%(1개월)에서 최고 4.9%(2ㆍ3년)의 금리를 제공한다. 6개월과 1년6개월 금리는 각각 3.7%와 4.7%이다.
인천저축은행의 ‘더마니정기예금’도 1년에 연 4.6%를 비롯해 1년6개월 4.7%, 2년 4.8% 등의 금리를 지급한다. 민국저축은행도 인터넷뱅킹 전용상품인 ‘e-행복드림 정기예금’을 특별판매하고 있다. 가입기간 12~17개월로 확정금리 연 4.6%를 제시했다.
이어 에이스ㆍ프라임ㆍ푸른ㆍ삼화ㆍ진흥ㆍ신라ㆍ신안ㆍ푸른2저축은행도 각 지역별로 연 4.5%의 금리를 앞세우고 연말 특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계좌 하나를 만들기 위해 투자자가 특정 지역까지 찾아가야 하는 한계가 있다. 이럴 경우 금리가 저축은행보다는 낮지만 시중 은행보다 높은 우체국 정기예금이 대안일 수 있다. 우체국은 ‘인터넷 챔피언 정기예금’을 통해 연 3.9%(1년 만기)~4.4%(2년 만기)의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기존 우체국 고객은 인터넷으로 가입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은행권에서는 수협은행이 최근 1년 만기에 최고 연 4%의 금리를 주는 ‘사랑해(海) 예금’을 출시해눈길을 끌고 있다. 기본금리는 3.8%이지만 인터넷으로 가입한 고객이나 장기주택마련저축 만기 해지 고객에게는 연 0.2%포인트의 금리를 우대하기 때문에 4%의 이자를 기대할 수 있다. 12월말까지 2,000억원 한도로 판매되면 100만원 이상 가입할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은행권의 특판 상품이 자취를 감추다 보니 예금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특판상품을 보여겨 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