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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각에서 '깜짝 카드'로 불리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유일호(사진)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의 정책 1순위는 전월세시장 안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장관 내정자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심화하고 있는 전세난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유 내정자는 "시장의 힘을 막을 수는 없지만 서민들이 죽을 지경이다 보니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안정화할 수 있는 추가 대책이 무엇이 있는지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 내정자는 그러나 야당이 요구하는 주택 임대차 계약갱신청구제와 전월세상한제 등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크다"며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에 대해 "공급이 늘어서 임대시장이 정상화되면 주거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좀 더 활성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 내정자는 다만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주택거래 활성화 일변도의 정책은 위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래 활성화와 가계부채 문제는 어느 한쪽만 보면 안 된다"며 "양쪽이 조화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추가 완화는 당분간 검토하지 않겠다는 것이 유 장관 내정자의 생각이다. 그는 "LTV는 건드릴 때가 아니고 DTI는 완화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며 "당분간 효과를 본 뒤 부족하다면 완화하든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수도권 규제완화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국토부가 추진해오던 주택거래 활성화 정책은 물론 수도권 규제완화에도 정책의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수도권 규제에는 문제가 있다"며 "가령 경기도 가평·양평은 강원도 원주와 인접해 있어 지역 간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피아 문제나 이른바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불거진 민간 항공사와의 유착 문제도 적극적으로 수술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당연히 정확하게 조사해서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메스를 가해야 한다"며 "유착관계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면 수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 장관 내정자는 지금까지 학계는 물론 의원 재직 당시에도 건설·교통 분야와는 거의 없었던 탓에 이날 국토부 내부 분위기는 크게 술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정무적 감각을 갖춘 정치인 출신 장관을 내심 반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토부의 한 고위 간부는 "학계 때는 물론 국회에서도 전혀 인연이 없던 탓에 내부에서도 장관 내정자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만큼 관련 부처와의 정책협의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