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 기업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반면 한국기업의 투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주요국가의 대 중국 투자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3년간 홍콩과 대만의 대중(對中) 투자는 매우 빠르게 늘어났다.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 도입액에서 홍콩과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각각 44.4%와 2.1%에서 2010년 1~9월 62.3%와 7.0%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4%에서 2.7%로 0.7%포인트 하락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의 분석 결과 대만기업은 식품·도소매, 홍콩기업은 부동산·인프라·유통·금융 등 서비스업 분야를 중심으로 대중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들 지역의 중국 투자 확대는 투자환경 개선에 따른 경쟁 우위의 결과로 분석됐다.
홍콩 기업의 대 중국 투자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급증한 것은 중국-홍콩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확대에 따른 중국의 서비스 개방 확대가 중요한 요인이 됐다. 대만기업의 중국 투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대 중국 투자환경 개선과 더불어 대만기업이 중국에서 우위를 보이는 식품 분야 등의 경쟁력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금융위기 이후 일본, 독일 등 제조업 선진국의 중국 투자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이들 기업은 기존의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제조업 투자 외에 환경·에너지절약 등 고기술 신산업 분야의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요국의 대 중국 투자에서는 건당 투자 규모 확대, 지역적 확산, 현지기업과의 제휴 및 현지화 확대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나 주요국 기업이 중국 내수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한류' 등을 활용한 국가 및 기업 브랜드 강화 ▦내수 관련 제도, 관행, 국가정책, 지방별 시장 특성 등 정보와 네트워크의 강화 ▦투자 관련 비관세장벽의 완화 및 협력, 투자개방 확대를 위한 대중국 통상협력 강화 등 통상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