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결정, 미래를 바꾼다
스튜어트 크레이너 지음 '75가지 위대한 결정'
사업가들은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그러나 그 모두가 성공을 움켜잡지는 못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선택의 기로. 현실과 미래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내린 과단성 있는 의사결정만이 기업을 성공의 길로 이끌어준다.
그래서 경영인들은 올바른 결정을 위해 숙고에 숙고를 거듭한다. 의사결정에 참고하려고 수많은 자료를 끌어 모으기도 하고, 행여 실패할까 두려워 판단을 뒤로 미루기도 한다.
이처럼 성공을 향한 열망 때문에 경영인들은 스스로 정보의 홍수에 빠져 판단력을 상실하거나 의사결정의 적합한 때를 놓치기 일쑤이다.
언제나 어려운 결정. 이미 성공을 거둔 사업가들로부터 한 수 배워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빌 게이츠, 헨리 포드 등 역사를 뒤바꿀 정도의 대성공을 일군 사업가들은 어떻게 위대한 결정을 내렸을까? 영국출신 기업경영 전문 저술가 스튜어트 크레이너가 쓴 '75가지 위대한 결정'(송일 옮김ㆍ더난출판사 펴냄)은 세계적인 경영자들의 성공비결들로 가득하다.
이 책에 실린 75가지 위대한 결정 중 첫번째는 단돈 50달러에 사들인 컴퓨터 운용시스템으로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결단. 그는 1981년 당시 세계 최대의 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체였던 IBM에 MS-DOS를 팔면서 결정적인 단서를 달았다.
이후 IBM이외의 회사에 판매하는 MS-DOS의 사용권한을 자사가 갖기로 한 것. 이 결정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 성장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반대로 IBM은 추락의 길을 걷게 됐다.
또 하나 소개할만한 위대한 결단은 독자적인 대량생산 시스템으로 세계 자동차시장을 석권한 헨리 포드의 선택. 그가 자동차회사를 설립했던 1903년경에는 미국에만 무려 500여개의 자동차 생산업체가 난립해 있었다.
이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포드가 최고의 위치에 서게 된 것은 획기적인 이동조립방식을 채택하면서부터다.
급기야 포드는 자동차를 1분에 1대꼴로 만들어내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당시 포드의 결정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를 연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무자비한 워크아웃으로 비대한 공룡기업 GE를 날렵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킨 잭 웰치의 결단도 대단한 것이었다.
잭 웰치가 워크아웃을 실행에 옮겼던 1989년 당시 GE에서는 이미 10만여명이 넘는 종업원이 감축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대대적인 군살빼기에 나섰으니, 주위에서 그를 '폭군', '독재자', '조직파괴자'라는 비난을 쏟아낼 만도 했다.
그러나 그는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GE를 창조적인 기업으로 변모시켰다. 이로써 잭 웰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가 되었다.
위대한 결정을 귀감으로 삼는 것도 좋지만 실패한 결정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 이 책은 후반부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실패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미 독자들은 빌 게이츠의 위대한 결정 이면에 IBM의 터무니 없는 실책을 읽어냈을 것이다. MS- DOS의 사용권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겨준 IBM의 결정은 중대한 오류였다.
또 하나의 실패사례. 찰스 굿이어는 생고무를 경화시키는 공정을 최초로 개발했으면서도, 특허등록이 조금 늦어 그 기술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겼다.
그는 평생 자신의 지적 재산권을 도용한 부도덕한 침해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면서 무일푼으로 살았고, 그가 사망사고나서야 다른 사람에 의해 '굿이어'라는 회사가 설립돼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찰스 굿이어가 제 때 특허등록만 마쳤더라면 세계에서 가장 큰 고무회사는 그의 손으로 키울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성공과 실패는 백지 한 장 차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인간의 삶에서, 특히 경영인의 삶에서는 성공보다 역경이 훨씬 더 가까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