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토공 “매각의뢰 땅 홍수”/채권 매입따라

◎시행 2일만에 1,300억규모 몰려/대부분 중기… 6백20억 매물도/절반값 회수불구 신청 잇따를듯토지공사에 기업 보유 땅이 몰리고 있다. 이는 건설교통부가 최근 부동산 및 건설산업 지원책의 일환으로 토지공사를 통해 1조원 규모의 기업보유 토지를 채권으로 매입키로 한데 따른 것으로 매입조건이 나쁨에도 불구, 많은 업체가 몰리고 있어 의외다. 16일 토지공사 및 업계에 따르면 토공이 지난 13일부터 토지매입신청을 받은 지 불과 2일만에 10개 업체가 1천3백63억원어치의 땅을 내놓았다. 이가운데 가장 큰 것은 L사가 안양에 보유한 백화점 부지로 6백20억원짜리 대형 매물이다. 또 중견주택업체인 W사도 대구·경북 일대 주택사업부지 3백60억원어치를 팔기 위해 내놓았다. 토공 관계자는 『신청을 받은 땅 중 대부분이 중소주택업체의 아파트사업부지』라며 『선별매입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특별히 사업성이 나쁜 땅이 아니면 사들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초 매입조건이 좋지 않아 업체의 매각신청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많은 업체들의 문의 및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당초 1차로 책정했던 5천억원의 채권을 다 소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체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토공에 땅을 내놓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최근의 금융위기로 사정이 급박해졌기 때문이다.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길이 사실상 막혀버려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다른 업체에 땅을 팔려고 해도 대기업조차 땅을 살 여력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땅을 팔아야 할 판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토공에 땅을 팔 경우 땅값의 절반도 챙기기 어렵다. 채권발행 조건이 연리5%, 5년만기로 실세금리가 20%대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나쁜 조건이다. 더욱이 땅값으로 받은 채권을 할인할 경우 할인율이 50%에 이르기 때문에 반값이라도 받으면 다행이다.<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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