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출신 여성 유일의 불꽃디자이너인 ㈜한화의 엄수원씨. 불꽃놀이에서 각양각색의 불꽃을 만들기 위한 구성을 한다. 언제, 어떤 화약을 몇 개 쏘아올려 터트릴지, 어떤 모양을 만들지, 배경음악은 어떤게 좋을지 엄 씨의 머리에서 설계된다. 만만치 않은 육체노동과 위험요소가 있지만 “여자라서 못하거나 여자라서 안 되 는 일은 없다”고 엄 씨는 잘라 말한다. 맹렬 여성들이 한화그룹의 각 부문에서 우먼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화약ㆍ석유화학 등으로 대표되는 그룹인만큼 여성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한화그룹의 여성인력들은 곳곳에서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고 있다. 한화그룹은 여성의 채용 비율을 30%까지 올릴 계획이다. 불과 4년전만해도 7~8%에 물과하던 한화그룹의 여성 채용 비율은 그룹 전체적인 노력으로 현재는 16%선까지 올라온 상태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들이 화학계통의 회사라 업종 특성상 여성인력 채용규모가 그다지 크지 못했다”며 “하지만 유통ㆍ레저ㆍ금융 등 서비스업종으로 사업영역이 확대되면서 여성인력 채용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유통(갤러리아백화점),한화국토개발(한화콘도),한화개발(프라자 호텔),대한생명, 신동아화재 등 금융 유통 레저 서비스업종으로 사업영역이 확대 되면서 여성 채용비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여성 인력을 가장 많이 채용하고 계열사는 보험 업종인 신동아화재와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유통. 신동아화재는 기존 개인 생명보험시장에 주력했던 여성인력들을 기업 보험시장에 활용하며 실적도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유통은 여성인력들을 판매직에만 한정하지 않고 구매ㆍ매장관리ㆍ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입사 단계부터 모든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제공한다. 한화그룹 여성인력들에게는 진급도 보직도 남(男) 다르지 않다. 우선 모든 채용전형과정에서 똑 같은 평가기준에 의해 심사를 받고 있다. 특히 신입사원 입문과정의 지옥 행군훈련에서도 여성에 대한 예외는 없다. 이후 진급시험이나 보직에 있어서도 여성이라고 차별대우 받는 경우는 있을 수 없으며, 건설현장이나 공장현장 등 여성인력이 도전하기 힘든 곳으로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여러 사업장에서 한화그룹의 여성인력들이 최선을 다해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있다. 한화그룹의 여성인력들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앞장 서며 한화그룹의 기업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각 계열사별로 여사원들이 주축이 된 여직원 봉사단체인 백합회(한화석유화학), 사슴회(한화유통) 등은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한화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자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들 봉사단체는 자매결연을 맺은 육아원, 노숙자 지원 시설, 재활원들을 1곳씩 가지고 있고 일상적인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백합회의 회장인 김은정 한화석유화학 중앙연구소 분석팀 과장은 “여성이기 때문에 못하는 것보다는 여성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며 “화약냄새가 가시지 않은 그룹의 이미지를 기업시민으로 제 역할을 다하는 이미지로 바꿔 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