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與 "국민투표 해서라도…" 강경기류

국토균형발전 차원서 정면도파 배제안해<br>千대표 "헌재법리 도저히 납득못해" 비판<br>당정협의 거쳐 내주 구체적 내용 나올듯

여권이 헌법재판소의 수도 이전 위헌결정을 사실상 수용할 수 없다며 수도 이전 사업을 당초 예정대로 밀어붙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습헌법의 정당성을 문제삼는 법리공방을 펼쳐 헌재 결정에 대한 역풍을 불러 일으키고 특별법과 별개로 수도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강경기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주에야 나오겠지만 대체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개헌론이나 국민투표 강행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가 여권과 헌재와의 갈등은 물론 여야 대치국면을 증폭시키는 등 새로운 정국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청와대는 22일 헌재 결정의 수용 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관습헌법의 타당성을 본격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국토균형개발 차원에서 개헌과 국민투표 등 정면돌파 방법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도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의를 열어 헌재가 위헌결정의 기준으로 관습헌법을 제기한 점에 대해 명백한 승복의 뜻을 밝히지 않은 채 법리상 문제점을 계속해서 제기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관습헌법에 따라 성문헌법으로 보장된 삼권분립과 대의민주주의에 입각한 국회 입법권이 침해 받게 된 것에 우려한다”면서 “의회주의와 대의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헌재결정을 강력 비판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위헌판결을 내린 법리는 아무리 봐도 납득할 수 없다”면서 “헌재가 국회에서 만든 법을 해석하고 무효화시킬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헌재 존립근거를 공격했다. 김영춘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정간의 긴밀한 논의를 통해 최소한 다음주 중반에야 명확한 입장이 제시될 것”이라면서도 “개헌을 해야 할지 아니면 국민투표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인지 입장 공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종걸 수석부대표는 “헌재의 결정이 정치적 공격이기 때문에 법리적 공격이란 정치적 수단을 택한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이 부당하다는 것을 부각시켜 대안을 추진할 때 힘을 실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률 의원은 미국 뉴딜정책의 사례를 들어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특별법에 대한 것이지 수도 이전에 대한 것이 아니라며 향후 다른 입법 과정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이란 궁극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헌재 결정의 부당성이 공감대를 얻으면 헌재 소장이나 헌재 재판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등 다각도로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1일 저녁에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도 “내용적으로 승복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헌재공화국’이라는 용어까지 나오는 등 헌재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부터 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는 발언까지 쏟아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당은 헌재 결정이 오히려 당내 결속을 다지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4대 개혁법안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개혁작업에 가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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