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방선거 이후 '흔들리는 MB정부 증세안'

재정건전성 강화 세제개편<br>與패배로 출발부터 '삐걱'<br>술·담배 죄악세도 무산될듯


6ㆍ2 지방선거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나며 이명박 정부 하반기 경제정책 추진이 난관에 봉착했다. 특히 재정건전성 강화를 원칙으로 증세 바람을 일으키려 했던 정부의 2010년 세제개편안은 출발부터 삐걱거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했을 경우 세종시ㆍ4대강 등 굵직한 이슈는 물론 세제 측면에서도 '증세 정책'을 뼈대로 한 과감한 조세 개편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의지를 실현하기는 매우 힘들어졌다. 지방선거에 나타난 '민심(民心)'을 무시하고 세제개편 등 현안을 밀어붙여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ㆍ28 재보선에서도 패배할 경우 이명박 정부가 조기에 레임덕(권력누수현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패배로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세제정책은 '부자감세'. 잠시 미뤄둔(오는 2012년 시행) 소득세ㆍ법인세 최고세율 추가인하가 그대로 추진될지 의문이다. 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철회를 공약으로 내세운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완승을 거둔 만큼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2012년 시행인 만큼 반발을 누그러뜨릴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지만 '부자감세'라는 이슈는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 광역단체장ㆍ기초단체장에 이어 시도 교육감까지 진보성향이 당선되며 '무상급식' 실시에 따른 재원마련도 문제다. 중앙정부가 무상급식 재원을 충당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부자는 세금을 깎아주고 무상급식에는 돈 한푼 내지 않는다'는 야당의 공격은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 지방선거 이후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내세운 증세기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주세ㆍ담배소비세 등 이른바 '죄악세(Sin tax)'를 도입하려 했던 정부의 정책 방향은 민심에 꺾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재정확보를 위해 외부불경제 기호품에 대한 간접세율을 올릴 방침이지만 지방선거 패배 이후 서민경제에 직접 피해를 주는 세금인상을 그대로 추진하기는 어렵다. 세수 확보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숨은 세원 발굴과 비과세, 감면 정비 작업도 발목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과세ㆍ감면 정비는 기업과 야당ㆍ이익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정부의 선택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세제정책의 방향을 당초 계획에서 180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의 패배로 다급해진 정부가 포퓰리즘에 치우친 조세 정책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ㆍ28 재보선에서마저 패배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 패배를 지나치게 의식, 포퓰리즘 정책으로 노선을 선회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조세정책 추진에 있어서는 포퓰리즘의 개입이 자칫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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