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됐지만 여전히 대구를 비롯한 지방의 미분양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집값이 오히려 떨어진 곳이 많고요.”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펼치는 모 중견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1일 “지방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된 지 한달이 됐지만 여전히 지방의 분양경기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며 “특히 대구는 절반 가까이가 미분양일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무료 베란다 확장공사, 중도금 이자 후불제 등 여러 혜택을 주고 있지만 수요자들이 꿈쩍도 않고 있다는 것이 건설업체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이는 지방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인해 1년의 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이 없어지긴 했지만 투자수요를 유발할 만큼의 메리트는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지방에서는 실수요를 제외하고는 투자수요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방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된 지난 7월2일부터 31일까지 아파트와 분양권 가격은 해제 전보다 오히려 하락한 곳이 많았고 미분양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부산ㆍ대구ㆍ광주광역시 등 시ㆍ군ㆍ구 24개 지역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곳의 아파트값이 하락했고 5곳은 보합에 그쳤다. 상승한 곳은 6곳에 불과했다.
대구(-0.25%)의 경우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린 6곳 가운데 북구 아파트값이 0.01%로 유일하게 상승했을 뿐 달서구(-0.43%), 달성군(-0.34%), 남구(-0.30%), 중구(-0.14%), 서구(-0.10%) 등은 모두 하락했다. 부산(0.06%)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13개 구ㆍ군 가운데 기장군(0.20%) 등 5곳은 상승했으나 북구(-0.22%), 사하구(-0.18%) 등 6곳이 하락해 전체적으로 하락한 곳이 더 많았다.
지방 투기과열지구 해제 이후 미분양 아파트(총 1만4,901가구)도 오히려 6월보다 497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부산이 696가구가 늘어 미분양 아파트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진영 닥터아파트 애널리스트는 “지방 시장을 살리려면 대출규제를 완화해주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