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또다시 어린 생명들 앗아간 대형 해양 참사

엄청난 해양 참사가 빚어졌다. 제주도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등 459명의 승객이 탑승한 여객선 세월호가 16일 오전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좌초되면서 오후8시 현재 단원고생 등 4명이 숨지고 291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행히 164명은 구조됐다지만 선체에 남아 있는 나머지 탑승객에의 접근이 쉽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세월호 사고해역은 사리물때여서 물살이 시속 6∼7㎞로 센데다 수온도 12도 정도로 낮아 인명구조에 최악의 조건이라고 한다. 무려 6,825톤이나 되는 여객선이 180도 뒤집어진 것도 악재다. 여객선 안이 너무 넓은데다 격실마다 거꾸로 타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해양구조 전문가들의 설명으로는 천안함 침몰현장보다 접근이 어렵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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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쿵' 소리가 나더니 배가 갑자기 기울기 시작했다는 일부 구조 승객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원인 조사에 나선 상태다. 다만 전날 저녁의 안개로 출발이 2시간 넘게 늦어지자 선장이 안전항로 대신 지름길인 암초지대를 지나다 사고가 발생한 게 아닌가 하는 추정이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공교롭게도 세월호를 많이 운항하던 선장이 휴가를 가는 바람에 '대리 선장'이 키를 잡았다고 하니 경험부족이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정규노선 이탈과 안전수칙 무시에 따른 대형 인재(人災)일 수 있다.

2월 대학 신입생 환영식 도중 리조트 체육관이 무너져 200여명의 사상사를 낸 지 두 달도 채 안 된 시점에 또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났으니 혹여 안전불감증에 의한 것은 아닌지 싶어 억장이 무너지는 듯하다. 안전의식은 구호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제도와 문화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우리의 안전의식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볼 때다. 지금으로서는 여객선 안에 갇혀 있는 한 분이라도 빨리 구조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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