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연탄 4만톤이 북한 나진항을 거쳐 오는 29일 경북 포항의 포스코 전용 항만에 들어온다. 지난해 11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남·북·러 3각 경협이 1년 만에 본격화하게 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21일 "러시아 서시베리아의 푸스바스 광산에서 생산된 유연탄 4만500톤(약 400만달러)이 하산을 거쳐 북한 나진항에 들어와 우리 측 점검단이 24~28일 방북해 석탄 하역 및 선적, 선박 입출항, 철도·항만 연결선 등에 대해 기술적 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 측 점검단은 북·러 합작기업인 라선콘트란스와 사업협력을 추진 중인 포스코·현대상선·철도공사 컨소시엄 관계자 12명과 정부 관계자 1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시범사업은 국내 3사가 라선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 70% 중 절반가량을 인수하기에 앞서 시행되는 것으로 당초 계획된 수입물량보다 5,000톤가량 늘었다. 점검단은 나진항에서 28일 오전10시께 유연탄 4만톤이 현대상선이 확보한 5만6,000톤급 중국 선박에 실려 남측으로 출발하면 돌아올 예정이다. 남·북·러 3각 협력의 첫 결실인 유연탄 4만톤은 29일 오후10시께 포항의 포스코 전용 부두에 들어올 예정이다. 포스코는 연간 200만톤의 유연탄을 러시아에서 직수입하고 있는데 부동항인 북한 나진항을 안정적으로 장기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기존 비용을 10%가량 절감할 수 있다.
포스코 등 3사는 시범사업 결과가 순조로울 경우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선 간 54㎞ 철도 개·보수 및 나진항 3호 부두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인 '라선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을 최종 매입하는 본계약을 내년 초쯤 체결할 계획이다. 정부는 남·북·러의 물류망을 통합하는 이번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가시적 성과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5·24 대북제재조치에서도 예외로 하고 있다.
러시아도 이번 사업이 잘되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을 위한 구체적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며 북측 역시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