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산업안전] `안전' 투자가 최선의 미래투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산업안전 의식이 약화되며 대형사고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안전관리자수가 지난 96년말 2만6,027명에서 98년 6월 1만5,284명으로 41.3%나 줄어들었다. 기업들이 그동안 이룩했던 안전관리체제마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현상이다. 지난해 부천·익산의 가스충전소 폭발사고, 부산냉동창고 대형화재사고 및 최근의 대한항공의 연속된 사고는 모두 산업안전보건 체제의 동요와 깊은 연관이 있다. 산업안전은 사소한 것 같으나 무시할 경우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만큼 사전예방이 최선이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산업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므로 산업안전의 준수 여부는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 되고 있다.◇국내 산업재해 추이=지난 64년 산업재해 통계를 잡은 후 처음 95년 재해율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산업재해자수는 5만1,514명으로 97년보다 1만5,256명(22.9%)이나 줄어들었다. 사망재해자는 97년 2,742명에서 98년 2,212명으로 530명(19.3%) 감소했다. 재해감소 원인은 안전의식 확대보다는 근로자수 감소 건설물량 감소에 따른 공사중단 미숙련공의 해고 근로자들의 안전수칙 준수 등이 꼽히고 있다. 전체 재해자중 사망재해 비중도 97년 4.11%에서 98년 4.29%로 증가했으며 3개월 이상 장기요양 중상해자 비율도 97년 42.1%에서 98년 50.1%로 증가해 최고경영자들의 안전의식이 여전히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재해의 경제적 손실=산업재해는 사람에게 사망·상해·직업병을 일으키거나 재산·공장·원료·환경상의 손실을 일으킨다. 산재에 의한 손실은 직접비와 그의 4~11배에 이르는 간접비(보험비와 비보험비)로 구성되므로 기업은 경쟁력 차원에서 산재에 따른 비용부담을 계산하고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98년 산업재해로 인한 손실규모는 직접손실액 1조4,511억원, 간접손실액은 5조8,042억원 등 모두 7조2,553억원에 이른다. 이는 100억원 자산의 공장 725개를 창업할 수 있는 엄청난 것으로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차질액 1조6,363억원보다 4.4배나 높다. 산재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4만1,511천일로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 145만2,000일보다 28.6배나 높은 노동력 손실을 유발했다. ◇산업재해 예방의 효과=안전보건활동은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등 유무형의 이득을 가져다 준다. 첫째 안전작업지침서 작성, 위험작업 허가, 안전수칙 지키기 운동, 위험예지 활동 등으로 합리적·생산적 활동을 유발한다. 둘째 효율적인 공정개발 및 개선에 기여한다. 세째 근로자 사기진작 및 신바람 작업에 기여해 근로자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신바람 나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한다. 네째 합리적이고 정확한 작업으로 불량률을 감소시키고 양질의 제품을 생산케 해 기업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한마디로 안전보건활동은 기업의 윤리차원을 넘어 비즈니스의 성공을 보장하는 가치창조활동의 중심적 요소라 할 수 있다. ◇적정 안전투자규모=안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할 경우 재해로 인한 손실이 증가하는 반면 안전투자를 확대하면 재해손실은 감소한다. 그렇다고 안전의 극대화를 위해서 엄청난 투자를 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불가능하다. 경영자는 기업가치의 극대화라는 목표에 기초하여 그 기업이 안고 있는 여러가지 사고로 인한 손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장기적 종합손실관리 측면에서 안전보건 투자는 노동력을 보호하고 안전한 상품을 생산함으로써 국가나 국제사회로부터 신뢰감을 얻게 되어 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며 기업의 내재가치를 향상시킨다. 산업재해가 낮은 기업은 경영층이 안전문제 및 안전관리에 대한 수용과 참여도가 높고, 관리감독자가 수시로 근로자들에게 인간적으로 접근하고 긍정적인 교류와 내부행사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미국 듀퐁사는 구조조정으로 기업 이윤이 늘었으나 사고 빈발로 손실이 커지자 안전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안전법규와 규칙에서 벗어나는 사항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립했다. 그 결과 1991년에 무재해를 달성하는 등 안전 1류기업으로의 입지를 굳혔다. /정재홍 기자 JJ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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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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