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 1,030원대 돌파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외국계 기관을 중심으로 일부에서는 내년도 원화환율이 세자릿수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그동안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환율은 상승국면을 꾸준히 이어왔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은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의 진로 인수대금 유입에 따른 달러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소버린이 5억달러 규모의 LGㆍLG전자 지분을 전량 매각, 달러로 바꿔 역송금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더해졌다. 그러나 그 속도는 영 시원치가 않다. 환율이 1,030원대 벽에 갇힌 형국을 보이고 있는 것.
24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한달 만에 1,030원대를 기록한 뒤 급반락했다.
이날 환율은 엔ㆍ달러 환율이 상승폭을 확대하자 한때 1,030원20전까지 올랐다.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으로 1,030원대를 기록한 것. 그러나 대기 중이던 기업 매물이 쏟아지면서 환율은 상승폭을 줄이며 결국 전날보다 60전 오른 1,027원90전에 끝났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이 오전에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에 따른 달러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으나 오후 들어 수출업체 등의 달러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역설적이지만 환율상승을 가로막고 있는 주인공은 원화강세 기조를 굳게 믿고 있는 수출기업들의 헤지물량이었다. 연초부터 계속 그랬다. 이날 환율이 1,030원까지 상승하자 숨어 있던 결제수요가 쏟아졌다.
황정한 우리은행 대리는 “1,030원 부근에서는 기업들의 네고가 많아 안착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제 살 깎기’식의 달러 매도가 원화환율 상승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이날 엔ㆍ달러는 110.65엔을, 원ㆍ엔은 100엔당 929.3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