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금융시장에 '新냉전 암운'

美·러 긴장 고조에 상품지수 폭등·달러가치 하락<br>서방자금 대거 이탈로 러시아 국채·주가는 폭락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신냉전기류가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엄습하고 있다. 그루지야 전쟁, 동유럽의 미사일방어기지(MD) 구축 등으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달러화가 급락하고 국제유가 등 상품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섰다. 아울러 러시아에 대한 미국ㆍ유럽의 경제제재가 강화될 것에 대비, 러시아에 투자한 서방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러시아 국채와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미ㆍ러 간 대립관계가 심화하면서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DXY지수는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전날보다 1.1% 하락했고 달러ㆍ유로 환율은 유로당 1.4891달러로 1.48달러대로 다시 올라섰다. 달러가치 하락은 미국이 군비를 확장하면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이에 달러 통화량이 늘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석유 등 19개 상품가격을 반영하는 로이터ㆍ제프리스 CRB지수는 이날 무려 3.7% 폭등했다. 이 지수는 그루지야 사태를 둘러싼 양측 간의 갈등이 고조된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4일 만에 6.2% 급등했다. 이는 1975년 7월 이후 주간 상승폭으로 33년 만에 최대의 폭등이다. 국제상품시장의 안정기조가 흔들리는 것은 그루지야 사태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사흘째 오름세를 보이고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투자자금이 상품시장으로 몰린 탓으로 분석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한때 5% 이상 폭등한 가운데 전날보다 5.62달러(4.9%) 오른 배럴당 121.18달러로 마감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그루지야 사태 발발 이후 일주일간 러시아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164억달러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1998년 러시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그루지야에서 러시아군이 완전히 철군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과 폴란드는 20일 요격미사일 10기를 폴란드에 배치하는 내용의 MD협정을 체결했으며 이에 러시아는 시리아에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양측 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머니앤마켓의 션 브로드릭 자원담당 애널리스트는 “러시아는 그루지야의 주요 석유수출항의 입구를 봉쇄했으며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을 통제할 수 있음을 과시하고 있다”며 양측 간의 긴장고조로 국제 원유가격이 상승하고 분석했다. /뉴욕=권구찬특파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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