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의선 방북' 가능성 높아

李통일 "다음주 개성 실무접촉서 북측에 요청"

노무현 대통령이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경의선을 타고 북한에 갈 수 있을까. 정부 내 여러 채널을 통해 흘러나오는 정보에 따르면 철도를 통한 방북은 실현 가능성이 높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9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육로로 갈 수 있도록 북측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철도를 이용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뒤 “이미 육로로 오고 간 사실이 있으니 (북측이)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다음주 개성 실무접촉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로를 통한 방북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우선 지난해 5월17일 성공적으로 시험운행을 마친 경의선을 이용하는 방법. 노 대통령이 남측 도라산역에서 열차를 이용해 개성까지 간 뒤 승용차로 갈아타 평양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의 항공로 이용과 비교해 그동안 남북관계의 진전을 크게 과시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6ㆍ15 정상회담으로부터 7년이 지난 2차 회담에서는 ‘공항영접’ 대신 ‘열차영접’으로 극적효과를 높인다는 게 정부의 생각. 특히 노 대통령이 북측 지역에서 마중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경의선을 타고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시나리오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듯 양측 정상 모두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할 경우 개성공단의 상징성은 배가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둘째, 노 대통령이 도라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바로 평양까지 가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 방안은 북한의 철도가 시설이 낙후돼 높은 속도를 낼 수 없고 안전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가능성이 낮다. 또한 열차를 통해서 개성에서 평양까지 이동할 경우 동행하는 수많은 국내외 보도진이 북한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보는 점을 부담스러워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정상회담 준비차 평양을 다녀온 김만복 국정원장이 육로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육로를 통한 방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평양까지 열차를 타고 가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해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끝으로 판문점에서 평양까지 승용차로 고속도로를 통해 가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4월 빅터 차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등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뒤 판문점을 통해 귀환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신들의 열악한 철도ㆍ도로 상황을 보여주기 싫어해 이런 방법들은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의 혈맥을 잇는 상징성은 높지만 북한의 경제 인프라가 여건이 좋지 못해 실현 가능성은 낮다”며 “경호상의 문제를 이유로 북측이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문하길 고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