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계 총수들 '환율' 직접 챙긴다

정몽구 회장-해외법인장회의 위기극복 전략 구사 당부<br>구본무 회장-계열사 CEO에 결제수단 다변화등 주문<br>최태원 회장-내부회의서 원가 안정성 확보등 강조

“원화 강세 등의 여파로 대외 영업환경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목표달성을 위해 연말까지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요즘 가는 곳마다 ‘환율 문제’를 입에 올린다. 지난 4일과 5일 잇따라 열린 현대차와 기아차 경영전략회의에 이어 11일 직접 주재한 해외법인장회의에서도 “환율이 경영을 옥죄고 있다”며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900원선마저 위협하면서 올해 목표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탓이다. 현대차는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미국 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1.5% 늘어난 41만8,155대에 그쳤고 유럽에서는 30만6,348대를 팔아 실적이 5.3%나 줄었다. 이날 현대차 해외법인장회의에서는 “수출환경이 총체적으로 어렵다”는 위기의식 아래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환율 문제를 극복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른 대기업들도 환율 변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최근의 환율 급락이 올해 실적은 물론 내년 경영계획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환율과 연계한 경영전략’ 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만큼 위기감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최근 상황이 국내외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환율 등 이와 관련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LG그룹은 전자와 화학 등 수출 계열사를 중심으로 환율 급락에 따른 영향이 커지자 결제수단 다변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한편 내년 사업계획에서 기준환율로 산정한 900원선을 추가로 수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 역시 최근 내부회의에서 “환율 변동은 구조적인 요인에 의해 진행되는 만큼 환율 변동이 계속된다는 가정을 하고 이에 영향을 받는 모든 사업 분야에서 내성을 갖는 구조를 조속히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그룹은 과거 수출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 변동으로 인한 피해가 작았지만 지난해 말 수출이 2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손실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이와 관련, “환율 리스크는 매년 안정적인 경영에 장애가 된다”고 진단한 뒤 “수입선 다변화, 원가의 현실적 안정성 확보 및 다양한 환리스크 해소 방안을 만들라”고 당부했다. SK그룹은 이에 따라 당초 내년 사업계획 수립시 계열사별로 940~960원으로 잡았던 기준환율을 910~930원으로 낮춰 잡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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