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면서 "축구는 보셨냐"라며 취재진을 향해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또 박 대통령이 이날 전자결재를 통해 임명동의안을 재가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제가 퇴근하는 그 상황 이후는 모르겠다"며 담담하게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이에 따라 전날 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내부의 기류변화와 박 대통령의 임명동의안 재가 연기에도 '사퇴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그대로라는 해석이다.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의 핵심 관계자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자는 열심히 청문회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와대마저 사실상 사퇴압박에 나섰다는 신호가 확실하게 전달되면서 문 후보자도 고민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임명동의안 재가 연기의 이유를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 지연 탓으로 돌렸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귀국 후 재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못 박았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내부에서도 "어차피 청문회 전이냐, 청문회 후냐 라는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며 "문 후보자가 낙마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