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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당시 270조원이던 기금이 40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국민연금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역대 최장 기간 이사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큰 과오 없이 퇴임하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전광우(63)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공단 대강당에서 이임식을 가졌다. 2월 "새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도리"라며 사의를 표명한 지 2개월 만이다.
2009년 12월 취임한 전 이사장은 3년4개월 동안 공단의 수장으로 있는 동안 국민연금 가입자가 171만명 늘었고 특히 소득이 없는 주부들이 주요 대상인 임의가입자는 3만6,000명에서 20만7,000명으로 6배가량 폭증했다.
전 이사장은 재임 기간에 기금 운용의 패러다임이 전환됐다고 자평했다. 전 이사장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적극적인 투자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역량을 키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공단 기금은 400조원을 돌파하면서 세계 3대 연기금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고 해외 투자 규모는 2009년 27조원에서 올 3월 70조원까지 껑충 뛰었다.
전 이사장은 "세계 최초로 연금제도를 도입한 독일의 비스마르크는 일찍이 '기회는 위기 속에 있다'고 말했다"며 "흔히 올해를 위기의 해라고 진단하지만 오히려 국민연금제도가 발전하는 기회의 해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전 이사장은 "정든 공단을 떠나게 돼 아쉽지만 때가 되면 스스로의 역할과 임무를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라며 "새 정부가 국민행복연금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 발맞춰 투철한 소명의식을 갖고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조직으로 거듭나 달라"고 당부했다.
전 이사장은 1949년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제금융센터 소장, 우리금융그룹 부회장, 금융위원장,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