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뜀박질을 하고 있어 가계는 물론 경제 전체에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지난주에만 0.02%포인트가 올라 연 8%에 근접하고 있다. 두달 전에 비하면 0.5%포인트나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뛰고 있는 것은 지난 7, 8월 한국은행이 잇따라 콜금리 목표를 올린데다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료율이 오르자 은행들이 인상분을 고객들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담보대출금리 결정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계속 뛰는 것도 주요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 CD 금리가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왜곡돼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자금이 부족하면 CD를 발행해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증시활황 등으로 은행예금이 대거 빠져나가자 은행들은 CD를 발행해 부족한 자금을 마련했고 CD 발행 증가는 곧 금리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은행의 자금사정 악화에서 비롯된 CD 발행과 금리상승분을 주택대출자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그만큼 커지고 씀씀이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소비위축은 생산과 고용 축소로 이어지고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게 마련이다.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빚어지는 금융권의 부실과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부동산경기 둔화의 연쇄파장도 불안요인이다.
특히 부동산경기가 활황을 보이던 2004년 3년 간 이자만 내고 그 후에 원리금을 같이 내는 대출이 크게 늘었던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말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금리가 계속 뛸 경우 빚어지는 후유증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행은 이번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리방향을 논의한다. 현재로서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장에 따라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책 당국은 현행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소비자에게 너무 불리하게 돼 있는 만큼 CD 금리 외에 다른 지표를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