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격동의 유통업계 99전망] 주류

주류업계는 지난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를 보냈다. 올해도 이같은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소비자들은 경기침체와 실업의 증가로 당장 호주머니가 궁해 술을 덜 찾았으며 그나마 값싼 쪽으로 돌았다. 올해 비록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반전한다고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어렵기는 마찬가지일 전망이다. 이에따라 주류업체들은 과거 「상대방 땅뺏기」식의 이전투구에서 벗어나 파이의 크기를 늘리는 공생경쟁전략으로 활로를 찾아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소주 지난해 맥주, 위스키등 대부분의 주류판매가 급감한 반면 소주는 소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소비자들의 저가주 선호 경향에 힘입은 것. 올해도 이같은 추세는 이어져 3~4%선의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 역시 자연증가분을 감안하면 결코 성장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올해 업계의 가장 큰 현안은 EU와의 주세협상문제다. EU는 지난해 위스키와 소주간의 세율 격차를 문제삼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 승소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위스키 세율을 내리거나 소주 세율을 올려 양쪽의 세율을 맞춰야 한다. 비록 시행은 2000년에나 가능하겠지만 어떤 경우든 소주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또 이를 계기로 업체간에 신제품개발등 다양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해 새로 나온 진로의 「참眞이슬露」소주가 얼마나 시장공략에 성공할 지도 관심이다. 그동안 계속된 하락세로 시장점유율 40%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진로가 이를 계기로 실지 회복에 나설 경우 경쟁업체들의 대응이 불가피하다. 소주는 지난해 프리미엄급이 완전히 사라지고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저도주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올해 서울·수도권서도 저도주가 시장을 주도할 지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다. ◇맥주·위스키 맥주는 지난해 1억3,700만상자가 팔려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올해도 맥주 판매는 1억3,000만상자에 그쳐 지난해보다 5% 정도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완만하게나마 회복조짐이 뚜렷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태별로는 생맥주등 저가주류 판매업소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유흥업소간의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가격파괴현상이 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맥주업계 역시 올해의 현안은 주세. 현재 맥주의 세율은 130%로 위스키의 100%와 비교해 높다. EU와의 협상으로 세율조정이 있을 경우 최소한 위스키보다는 세율이 낮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세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값이 싸져 맥주소비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부도난 진로쿠어스 맥주의 향방도 관심거리다. 미국 쿠어스맥주사가 인수하는 방안이 계속 추진되다가 지난해 11월 OB맥주가 인수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진로쿠어스가 OB맥주로 넘어갈 경우 당장 하이트가 2위로 주저앉는다. 위스키시장은 지난해 절반에 가까운 45%가 감소했다. 특히 비싼 프리미엄급보다는 스탠더드급이 급속히 무너지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보였다. 올해 업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만3,650㎘정도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의 관계자는 『시장이 붕괴되다보니 광고판촉등 마케팅활동을 할 수도 할 필요도 없어졌다』고 말한다. 업계는 다만 최근 경기가 조금 좋아지면서 스탠더드급을 위주로 판매가 소폭 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한기석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