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세상] 부모 경제력이 자녀 정서에 영향 준다

■불평등한 어린 시절 (아네트 라루 지음, 에코리브르 펴냄)


최근 발표된 지역간 대학진학 격차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 3구의 서울대 진학률은 서울 평균의 3배이며, 강남구는 구로ㆍ금천구의 9.6배에 달했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학습 능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펜실베니아대 사회학과 교수가 쓴 이 책은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불평등의 대물림'이라는 부제와 함께 이 같은 불평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며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자녀 성공의 상관관계를 뒤쫓고 있다. 미국의 현실을 분석해 쓴 책이지만 교육 현장과 가정의 모습을 매우 구체적으로 소개한 데다 한국 교육 현장에도 참고할 부분이 많다.


미국 사회에서는 한 사람의 성취를 그 사람의 개인적 자질이라고 생각하는 오래된 믿음이 있지만 저자는 "미국 사회가 사실상 계층화 됐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가정의 계급적 위치에 따라 육아에 작용하는 문화적 논리가 달라짐을 연구를 통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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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의 자녀는 부모의 '집중 양육' 아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야외활동이 많고 어른의 지도를 받으며 시간을 보낸다. 반면 노동자 및 빈곤층의 자녀는 경제적 문제로 고민하면서 '자연적 성장을 통한 성취'를 신뢰하는 부모로부터 자유와 여유를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언어 사용에 있어서도 중산층 가정에서는 단어의 여러 의미를 토론하거나 자신 만의 언어를 활용해 협상하지만, 빈민층 가정에서는 언어를 기능적으로만 활용하고 부모의 명령과 아이들의 복종이 흔히 포착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아이들의 정서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산층 아이들은 자신의 취향을 당당히 내세우고 교육기관에서도 여유롭고 능동적인 태도를 보인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요령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반면 빈곤층 자녀는 상대와의 관계를 조정하거나 각종 공적 기관과 접촉할 때도 부담을 느낀다. 학습 능력도 뒤처지게 되고 결국 대부분이 부모의 주변부 삶을 대물림받게 된다. 2만8,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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