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버크셔 헤더웨이의 회장 워렌 버핏은 골프 회원권을 몇 개나 가지고 있을까.
이익금을 주거나 회원권 시세가 폭등하기는 커녕 회원 가입 비에 매년 관리비만 수천달러 이상 내야 하는 것이 미국의 회원제 골프장. 투자 메리트가 없기 때문인지 버핏이 가지고 있는 골프장 회원권은 자신의 고향인 내브라스카주 오마하의 오마하컨트리클럽 단 한 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버핏은 가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여서 투자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오거스타 내셔널GC의 300명 회원 중의 한명이기도 하다. 결국 버핏이 가진 골프장 회원권은 총 2개다.
미국의 전국신문인 USA투데이가 최근 버핏을 포함한 대기업 CEO 115명의 골프장 회원권 보유 현황을 분석,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44.3%인 51명이 2개 이상의 골프장에 회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이중 25명은 3개 이상의 회원권을 가지고 있었다. 많게는 6개까지 가진 CEO가 있었다.
6개 골프장 회원권을 가진 사람은 건강관련 기업인 카디널 헬스의 로버트 월터 회장. 케이블 방송 업체인 컴캐스트의 CEO인 브라이언 로버츠도 지난 달 조지아주의 오션 포레스트 골프클럽에서 탈퇴하기 전까지 6개 골프장의 회원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인 M&T뱅크의 로버트 새들러나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 로더의 윌리엄 로더는 각각 5개의 회원권을 가지고 있으며 증권 회사인 찰스스왑의 찰스스왑, 금융기업인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 세계적 닭고기 회사인 타이슨푸드의 존 타이슨, 미국 최대의 유가공업체인 딘 푸드의 그렉 엔글스 등은 4개 골프장의 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개인 재산으로 회원권을 구입했으며 연회비도 사재에서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맨해튼의 고급 주택이나 개인 여행용 제트기 등 연봉 계약 때 옵션으로 받은 사람도 있다. 연봉을 15만달러 받으면서 12만5,000달러의 가입비가 드는 골프장 회원권을 옵션으로 받은 CEO도 있었다.
이들은 "CEO에게 개인 일은 거의 없으며 골프 회원권의 거래처 임직원들에 대한 접대와 인재 채용, 고위임원 평가 등을 위해 필요해서 구입하게 된 것"라고 강조하고 있다. 골프장 회원권은 주로 회사 일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회사 경비로 연회비를 충당해도 좋다"고 주장하는 것.
그러나 "대기업의 CEO들이 개인 일정 없이 회사 일에 매달린다는 것은 인정한다"는 기업 컨설팅 회사의 한 임원은 "그래서 한 개정도의 회원권을 회사에서 마련해 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3~4개씩 가지고 있는 것은 솔직히 낭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