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셀코리아 가속…증시 수급악화 우려
이달 6,540억원 팔아… 해외 한국펀드서도 1주일새 5억弗 빠져
美 금리 인상때까지 지속될듯
"수급 불안..현금비중 늘려라"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ㆍ한국주식 매도)'가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관련 해외펀드 자금의 유출이 계속되고 있어서 취약한 국내 증시 수급구조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제금융연구소(IIF)가 최근 글로벌 주식자금 동향을 분석한 결과, 2003년을 기준으로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에는 총 30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이중 93%가 아시아시장(한국과 타이완에 50%)으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들어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아시아시장에 대한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자 외국인들의 이탈이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이후 국내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수해 오던 외국인들은 13개월만인 지난달 순매도로 전환한데 이어 이 달 들어서도 9거래일 만에 벌써 6,54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미국 금리 인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선물ㆍ옵션ㆍ개별주식옵션 동시 만기일(트리플위칭데이)이던 지난 10일에는 5,519억원을 순수하게 팔아치우기도 했다.
한국과 관련된 해외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펀드조사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지난 4월28일 이후 7주동안 단 한주를 제외하고 한국 관련 펀드에서 자금이 순유출(유입에서 유출을 뺀 것) 됐다. 이 기간에 한국관련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30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한국 투자비중이 높은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GEM)에서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5억5,6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또 개인의 자금원인 고객예탁금도 5월 이후 3,700억원 이상 순유출됐고 기관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실탄인 주식형 수익증권 잔액 역시 7조원 대에서 몇 달째 정체국면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부각되며 시중자금 마저 양도성예금증서(CD)ㆍ환매조건부채권(RP)ㆍ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초단기 자금과 투신권의 채권형 펀드로만 유입되고 있어서 가뜩이나 취약한 국내 주식시장 수급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CDㆍRP와 표지어음을 합한 금액은 이 달 들어서만 5,000억원 가까이 급증하는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입력시간 : 2004-06-13 1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