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고액 자산가 잡자" 금융권 사활 걸어

신한·하나·국민은행 등 금융불안 장기화 대비<br>30억원 이상 고객 대상 울트라PB 점포 개설키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오래갈 가능성이 커지고 가계부채에 대한 금융 당국의 눈초리가 매서워지면서 금융권이 고액자산가를 확보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더구나 풍부한 여유자금을 갖고 있는 큰손들이 투자를 위해 사모투자펀드(PEF)에 문을 두드리면서 PEF시장이 급속도로 커지자 은행들은 30억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울트라PB를 추가로 개설할 움직임도 활발하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ㆍ하나은행ㆍ국민은행 등이 오는 10월쯤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울트라PB 점포를 개설할 계획을 세웠다. WM(Wealth Management) 등을 매트릭스 체제로 전환할 신한은행은 30억∼50억원 규모의 자산을 갖고 있는 PB고객을 대상으로 해 UHNW(Ultra High Net Worth) 센터 두 곳을 각각 강남과 강북에 개설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WM조직을 매트릭스 체제로 어떻게 재편하느냐에 따라 계획은 유동적이다. 위성호 WM담당 부행장은 "현재 두 곳가량 장소를 물색하고 전략을 짜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은행 등의 WM을 매트릭스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한 PB센터는 은행보다는 삼성증권ㆍ우리투자증권 등 증권사와의 경쟁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하나은행도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에 대한 영업 강화를 위해 특화된 PB센터를 개설하기로 했다. 10월 중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강남 PB센터 개설준비를 마친 상태. 하나은행 관계자는 "상속이나 증여 등 초고액자산가에 특화된 컨설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초고액자산가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강남파이낸스센터와 강남PB센터를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강남파이낸스센터 19층 센터를 확장할 예정인데 10월께 새로 문을 열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새롭게 문을 열 센터에서는 기업컨설팅ㆍ세무ㆍ부동산ㆍ외환 등 특화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3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는 최근 PEF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PEF 등록회사는 167개사, 투자약정액은 28조9,000억원에 달한다. 2007년 말 8조9,757억원이던 것이 글로벌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그 규모가 3배 이상 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들은 자산운용은 물론 세무ㆍ부동산ㆍ외환 등 특화된 종합컨설팅을 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앞으로 이들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