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표면의 글씨·그림은 각종 주의표시/장화모양→물에 잠긴 뱃머리가 튀어나온 배/눈금→화물·승객 과다땐 침몰위기 사전 경고배는 몸체에 여러가지 글씨와 그림을 그려 넣는다. 엄밀히 말하면 그리는것이 아니고 특수테잎을 붙이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에 요란한 글과 그림을 붙이고 다니는 것처럼 자기과시를 위한 것은 아니다.
배 옆부분을 보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이름이다. 큰 배들은 글씨 한자가 10m 가량된다. 이름이 긴 배는 글씨를 쓰는 것도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간다.
대부분의 배들이 자신의 이름을 양측면과 후면에 써가지고 다닌다. 배의 이름표인 셈이다. 그러나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은 위험물을 싣고 다닌다는 경고의 뜻으로 배 이름 대신 화물의 이름인 LNG라는 글씨만을 크게 써 가지고 다닌다. 또 배 앞부분과 굴뚝에는 회사의 로고가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뱃머리 부분에는 장화모양과 동그란 원 안에 프로펠러 모양을 그린 그림이 있다. 장화모양은 물속에 잠겨있는 뱃머리가 앞으로 튀어나온 구상선수라는 것을 뜻한다. 배들이 서로 교차 항해할 때 앞부분으로 지나가지 말라는 주의를 담고 있다. 프로펠라 모양은 트러스트라 부르는 것으로 배가 좁은 구역에서 항해할 때 뱃머리를 쉽게 돌릴 수 있도록 작은 프로펠라를 설치했다는 뜻이다.
Tug(터그)라는 글씨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글씨가 쓰여진 곳에는 반드시 화살표가 아래도 그려져 있다. 큰 배는 접안시 예인선(터그보트)에 의해 유도된다. 바로 이 예인선이 밀거나 끄는 부분을 표시한 것이다. 이 부분은 배의 다른 부분에 비해 조금 더 튼튼하게 설계되어 있다.
배를 자세히 보면 눈금이 그려져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또 동그라미에 선을 여러개 복잡하게 그려 넣은 것도 있다. 이것들은 그냥 보기에는 멋으로 그려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들이다. 또 반드시 배에는 이같은 표시를 하도록 국제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배의 안전과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화물이나 승객이 가득 타면 배는 물속으로 깊숙히 들어간다. 너무 깊이 배가 들어가면 침몰의 위험이 있다는 것은 상식. 이 줄자모양의 선과 그림이 물속에 잠기는 깊이에 따라 짐을 얼마나 많이 실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규정보다 더 많은 짐을 실으면 그림이 물속에 잠기게 된다. 그림의 여러 직선중 기준이 되는 하기만재흘수선이 잠기면 위험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이 선은 여름철에 적정량의 짐을 실었을 때 배가 가라 앉는 눈금을 말한다.
배 몸체에 그려 넣은 그림들은 자동차의 안전벨트와 같은 기능을 한다.<채수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