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철강업체 US스틸 감량 경영으로 회생

◎무리한 설비증설 91년 누적적자 23억불/감원·라인폐쇄 등 대대적 비용절감 성공/4분기 흑자 1억2천만불… 미 업계 1위에미 철강산업의 대부 앤드류 카네기와 금융계의 독보적 존재 J.P.모건. 이들이 20세기 시작과 함께 합작설립한 U.S.스틸은 한세기동안 몰락과 부활의 과정을 밟았지만, 「미 제조업의 자존심」의 위치는 잃지 않았다. 80년대 파산위기에서 산업합리화 작업을 통해 일어섰고, 90년대초 세계적 철강시장 침체에 따른 대규모 적자 속에서는 설비현대화와 비용절감 운동을 통해 4년만에 흑자를 실현해냈다. U.S.스틸이 현재 추진중인 「21세기 비전」 전략은 세계 철강업체들의 본보기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U.S.스틸은 설립당시 자본금 11억달러로 세계 산업계에 「자본금 10억달러」시대를 열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고로 78기와 1백49개의 제강공장으로 미국 철강업 설비능력의 60% 이상을 점유했다. 그러나 70년대 들어서며 이 회사는 몰락의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무리한 덩치키우기가 화근을 불러온 것이다. 당시 이 회사의 전체 조강생산량은 3천만여톤. 11만이 넘는 직원의 철강 톤당 노동시간은 10시간을 넘었다. 직원수는 무한정 늘어나고 설비팽창은 지속됐다.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3억달러를 넘었다. 시장점유율은 10% 이상 하락했고, 결국 철강업의 왕좌는 70년만에 신일본제철로 넘겨졌다. U.S.스틸의 변신은 82년부터 시작됐다. 우선 수익보전을 위해 에너지부문 강화에 나섰다. 그해 미국내 매출액 순위 17위였던 마라톤오일사를 60억달러를 인수한게 대표적 예다. 회사 이름도 USX로 바꿔버렸다. 인원감축도 무자비하게 진행됐다. 78년 14만2천명이었던 인원수는 90년말 2만1천명으로 줄었다. 이같은 고통은 이 회사의 게리제철소가 91년도 세계 1백76개 제철소중 고로부문 노동생산성 1위에 올라서며 빛을 보기 시작했다. 10개가 넘던 제철소는 3개만 남았다. 설비능력은 60% 이상 감축한 대신 86년 한국 포스코사, 89년 일본 고베철강 등과의 합작으로 고부가가치 설비를 확장시켰다. 이런 노력은 91년부터 3년간 지속된 미 철강경기의 불황중에도 견뎌내게 했다. 당시 23억달러에 이르렀던 누적적자는 지난해 4분기에만 1억2천5백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규모로만 91년 이후 최고치. 한때 LTV제철 등에 물려줬던 미 철강업체 1위의 자리도 되찾았다. 80년대의 경험은 최근 U.S.스틸의 경영방식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U.S스틸의 경영전략은 크게 두가지. 「미니밀 신화」를 이룩한 누코어사와 합작,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는게 첫째 전략이다. 기술에 뒤쳐져 밀려났던 전철은 되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용삭감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이 회사가 발표한 「21세기 비전」중 핵심은 종업수를 1만4천명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78년의 불과 10%다. 3대 제철소의 설비합리화 프로젝트 추진으로 모든 제철소를 「게리화」한다는 계획이다. 1901년의 화려한 출발, 20세기를 접을때 U.S.스틸이 세계 1위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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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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