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거래부진 '허덕'
강북지역 중소형만 강세…광역학군제 영향 강남·목동등 역전세난까지
고광본 기자 kbgo@sed.co.kr
아파트 전세시장도 매매시장처럼 거래 부진이라는 동맥경화 현상에 허덕이는 가운데, 중소형 평수는 그나마 거래되는 반면 대형평수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등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사수요가 줄어들면서 아파트 전세시장도 중소형 평수를 제외하고는 덩달아 침체하고 있다.
서울 강남 전세시장의 바로미터가 되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102.47㎡(31평형)이 2억500만~2억5,500만원, 112.39㎡(34평형)이 2억6,000만~2억9,500만원선(국민은행 시세통계 기준)에 전세호가만 형성돼 있을 뿐 방학을 맞은 이사철에도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광역학군제 실시로 인해 강남권 이사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광역학군제 시행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목동의 전세시장은 중학교 정원까지 넘치며 ‘역전세난’을 실감할 정도로 가격도 떨어지고 거래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건축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 잠실도 공급이 크게 늘며 전세가가 약세다.
오는 8월 말 입주 예정인 서울 잠실3단지 재건축아파트(트리지움, 3,696가구) 109.09㎡(33평형)의 경우 최근 잔금을 구하지 못한 입주자들이 전세물량을 대거 내놓으면서 전세가격이 3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최근 입주를 완료한 4단지 112.39㎡(34평형)보다 5,000만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3단지 40~50평형대의 경우에는 거래가 더욱 부진해 전세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현지에서는 109.09㎡(33평형)의 전세가격은 물량이 점차 소화되면서 내년 8월 잠실1,2단지의 입주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한식 한솔부동산 대표는 “4단지의 사례를 놓고 보면 3단지 33평형도 1,2단지 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3억3,000만~3억4,000만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소형평수의 강세는 강북 시장에서 확연하다. 5호선 행당역 주변의 1만5,000여세대 아파트 중심부 중 하나인 대림e편한세상의 경우 82.64㎡(25평형)의 경우 전세가격이 1억7,000만~1억8,000만원으로 작년 말 폭등기 때보다 오히려 강보합세다. 반면 114.94㎡(44평형)의 전세가격은 극심한 거래부진에 따라 2억6,000만~3억원에 그치며 3개월 전보다 1,000만~2,000만원 떨어졌다. 에이스부동산 장수정 대표는 “25평형은 최근 집값 하락세와 무관하게 상승세”라며 “전세가도 청약가점제 이후 싼 아파트를 노리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많아 오히려 강세”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7/15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