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OPEC “高유가 지속” 의지

10일 세계최대 석유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전격적인 감산 결정은 오는 2ㆍ4분기부터 시작되는 원유 비수기 등에 대비, 현재의 고유가를 지속시키겠다는 회원국의 선제적 조치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은 감산 여파로 1.04달러(3.2%) 오른 배럴당 33.87달러를 기록했고 런던 석유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도 64센트 오른 29.75달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당초 OPCE의 생산량 동결을 예상했던 국제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기습 감산 충격 속에 서둘러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 플로리다 소재 리버티 트레이딩 그룹의 제임스 코디어 사장은 “OPEC의 감산 소식으로 유가 전망이 하향 안정세에서 상승 기대감으로 급선회했다”며 “오는 2분기 배럴당 37달러(WTI 기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가 급등 배경=OPEC의 감산 결정은 국제 유가가 지난해부터 OPEC의 현재 목표 가격대(배럴당 22~28달러ㆍOPEC 바스켓 유가기준)를 훨씬 웃도는 3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터에 나온 것이어서 예상 밖의 결과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OPEC이 계절적 수요 감소와 함께 러시아 이라크 등 비 OPEC 산유국의 증산 움직임에 따른 유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 고유가를 지속시키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알리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11일 “현재의 원유가격은 높은 상태이지만 2분기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이번 조치가 선제적 성격이라는 것을 시사했다. 지난해부터 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거래 통화인 달러화 약세로 실질적인 `오일 구매력`은 늘지 않았다는 것도 이번 감산 조치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OPEC 유가밴드 상향조정 전망=유가 고공 행진에도 불구하고 OPEC이 지난해 9월에 이어 두번째로 연속 감산 결정을 내리면서 OPEC이 유가 목표대를 상향 조정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고 이에 따라 고유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의 유가 밴드인 22~28달러가 27~32달러로 상향조정되고 있다는 것. 이번 감산 조치가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28달러(OPEC 바스켓 유가 기준)로 떨어지면서 전격 발표됐다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국제 전문가들은 OPEC의 기존 유가 밴드는 사실상 의미를 잃은 지 오래이며 이제는 기존 목표가격대의 상한선인 28달러가 더 이상 밀릴 수 없는 마지노선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OPEC의 확고한 고유가 정책과 미국 및 중국의 고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며 고유가 행진이 지속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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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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