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떠난 점포는 우리가 사겠다`
국민은행이 올 하반기 총 120개 정도의 영업점을 정리하겠다고 밝히자 제일은행이 이 점포들을 사겠다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제일은행 고위관계자는 26일 “제일은행의 영업력이 회복되고 있어 내년에는 20여곳 이상의 신규점포를 개설할 계획”이라며 “기회만 된다면 국민은행이 정리하는 점포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이 이처럼 국민은행의 점포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내부 분석 결과 국민은행 지점 주변에 있는 제일은행 지점의 수익성이 최상위권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정리하는 점포들은 주로 인근 지역에 다른 국민은행 영업점이 있는 이른바 `중복 점포`들이 대부분. 따라서 정리점포에 제일은행이 입주할 경우 어차피 주변에 국민은행이 들어서 있어 그만큼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제일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국민은행처럼 소매금융에 주력하는 제일은행으로서는 두 은행 지점이 가까이 있을수록 고객들을 끌어 모으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옛 주택은행이나 국민은행 지점들은 대부분 지역내 최고의 상권에 자리하고 있어 이만한 자리를 쉽게 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일은행은 최근 지점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과장급을 지점장으로 발탁하는 파격인사를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과장급 지점장이 운영하는 지점들은 대부분 개설한 지 1년도 안돼 주변 다른 은행 지점들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은 `주니어 지점장`을 발탁한 후 1년 안에 주변의 다른 시중은행 지점들을 따라잡을 경우 2등급 이상 파격 승진도 고려하고 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