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타협없는 법조계의'이단아'… 내년 동국대 강단에
법조계의 ‘이단아’ ‘풍운아’로 불리는 방희선 변호사가 정식 대학교수가 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방 변호사는 10년 가까운 변호사 생활을 뒤로 하고, 내년부터는 동국대 법대교수로 강단에 서게 된다.
판사 출신의 방 변호사는 지난 92년 목포경찰서 불법구금 고발사건으로 유명세를 탔다. 당시 목포경찰서가 시국사범 피의자를 3일간 불법구금한 사실을 알고 방 판사가 문제제기를 한 것. 하지만 엉뚱하게도 방 판사에게는 지방 좌천 등 인사 불이익이 돌아왔다.
이에 방 판사는 당시 대법원장에 대한 헌법소원을 내면서 법조계에서 이단아로 찍히는 등 불협화음이 커져만 갔다. 97년에는 지금까지 탈락한 판사가 전무하다 시피한 법관재임용에서도 유일하게 ‘물’을 먹었다.
방 판사는 변호사의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는 법조계의 낡은 의식과의 전쟁을 멈추지 않았다.
전관예우와 촌지수수 등 당시 법조계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한 ‘가지 않으면 길은 없다’(지성사)는 자전적 회고담을 내는가 하면, 공ㆍ사석에서 계속해서 법조개혁을 설파했다.
현실과 타협할 기회도 많았지만, 그는 스스로 이를 거부해 왔다. 주위 법조인들은 “(방 변호사의) 성격이 워낙 모나 어울릴 수 없다”며 하나 둘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방 변호사는 스스로를 “풍운아” “이단아”로 소개했다.
방 변호사는 “주위 지인들이 현실과 타협하라는 얘길 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며 “이제는 법조계의 풍운아라는 별명이 더 친근하다”고 말했다.
방 변호사에 대한 평가는 사람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20년 가까이 외쳐온 ‘법조개혁’이 여전히 종결되지 않고, 진행형임을 감안할 때 방 변호사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법조계의 드문 ‘대쪽’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방 변호사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이제는 후진양성을 위해 대학으로 떠난다”고 했다. 판사 임관 20여년, 변호사 개업 10여년만이다.
“세간의 지명도에 취해 출세지향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고 일관되게 자신의 길만을 걷겠습니다” ‘법조계의 이단아’ 방 변호사는 서초동에서 이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