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난 극복 재계차원 배수진/경총 일반직원에 임금동결 확대 배경

◎노동계 거센 반발 불보듯… 난항예고/고정화된 상여금조정 실현도 회의적경총이 제한적인 경우지만 임금동결 범위를 일반직원에까지 확대키로 의견을 모은 것은 경제난 극복과 정부의 경쟁력 10% 향상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또 고임금·저효율의 구조적 문제의 극복없이 경제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재계의 이같은 입장은 특히 내년도 우리 경제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없으며, 따라서 다소 충격적이지만 특단의 조처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날 합의한 임금성격의 상여금을 기업의 사정과 연동해 조정하겠다는 것도 이같은 여건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매년 물가상승과 관계없이 1인당 생산성 감소와 적자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동결한다는 것은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킬게 뻔해 노동계와 경영계간 심각한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고정화된 상여금의 조정계획도 실현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가 노동계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이같이 충격적인 요법을 사용하는 것은 앞으로의 우리경제의 전도가 불투명한데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으로 무한경쟁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총이 OECD가입으로 우리나라의 경제구조가 크게 변할 것으로 전망,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고용조정대책」을 마련해 이른시간안에 재계차원에서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흐름과 같이하고 있다. 경총의 10% 이상 경쟁력 향상운동은 또 노동계와 막바지 협의중인 노동법 개정과정에서 협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도 깊게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는 18일 노사관계개혁위원회(노개위)의 노동법 개정 최종시안 마련을 앞두고 30대그룹 노무담당임원회의를 개최, 노동계와 아직 합의되지 못한 사안에 대해 배수진을 침으로써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조남홍 경총부회장은 노동계가 주장하는 복수노조에 대해 5가지 조건을 내걸고 조건부 수용의 뜻을 밝혔으나 이것도 합의를 위한 제안이라기 보다는 노동계 주장의 견제를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부회장의 발언이 민주노총의 정리해고제 및 변형근로제 미합의 선언에 이은 즉각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경총의 요구안이 그동안의 재계주장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조부회장이 18일 노개위회의까지 노동계를 지켜보며 노동계의 입장 전환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것도 사회의 경제불안심리를 등에 업은 「힘의 논리」로 노동법 개정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경쟁력 10% 향상 운동에서 여성 및 퇴직인력의 활용, 재해율 10% 줄이기, 불량률 줄이기 등 노·사합동운동전개 결의 등은 노동계를 국가경제의 하나의 축으로 인정, 상호간 협조체제구축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채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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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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