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9월 8일] '고속철도망 구축' 빛 보려면

정부는 지난 1일 'KTX고속철도망 구축전략'을 발표했다. 전국의 주요 거점도시들을 KTX고속네트워크로 연결해 전국토를 1시간30분대의 도시생활권으로 통합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전국이 하나의 도시처럼 발전하고 국토공간구조의 교통 축이 고속도로에서 고속철도로 크게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구상은 녹색성장과 지역발전이라는 두 개의 커다란 정책목표를 지향한다. 친환경 교통수단인 고속철도와 광역철도망 투자로 대중교통 이용을 증대시키고 자동차 통행량을 줄여 수송 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크게 감축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환승센터 획기적 개선 필요 고속철도는 승용차에 비해 속도는 3배 빠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7.9% 수준으로 효과적인 녹색교통정책이라 평가된다. 침체된 지역경제와 도시재생사업에도 새로운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첨단 고속철도 차량시스템을 개발해 해외 고속철도건설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 원전수출에 버금가는 국가경제의 핵심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KTX고속철도망이 원래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몇 가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먼저 KTX가 고속도로 승용차와 비교해 교통수단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본선중심의 시설투자에서 연계환승체계 구축을 우선시하는 교통투자체계로 과감하게 개편해야 한다. 철도노선 연장의 양적 확충과 본선구간의 속도경쟁력만으로는 실질적 수송수요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이용자 만족도 조사결과에 의하면 대중교통서비스 항목 가운데 환승 불편이 44%로 가장 높다. 환승 시설과 정보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환승 불편을 최소화하는 연계환승체계 고도화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복합환승센터와 같은 교통결절점 시설을 중요한 별개 교통시설로 구분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시설투자가 이뤄지도록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KTX 역세권을 지역별로 특성화해 광역교통과 지역경제의 성장 거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KTX역을 단순한 교통공간의 기능을 넘어 창조적 지식산업과 전시ㆍ회의ㆍ의료ㆍ교육 등 고급서비스산업 등이 모이는 경제활동 공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4년 KTX가 개통된 지 6년이 지났으나 일본ㆍ프랑스 등 외국과 비교해 고속철도 투자를 지역경제발전에 효과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제각각 KTX역세권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나 지지부진해 실질적 성과는 거의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근본적 원인은 참여기관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사업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역세권별로 현실적인 재원조달이 가능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안과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개발 수요가 저조한 지방 KTX역세권 개발의 경우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 역세권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며 사업 추진을 위한 법제도의 정비도 시급하다. 역세권을 경제활동 공간으로 셋째, 실질적인 KTX 이용수요 확보를 위한 운영 측면의 소프트웨어적 정책실천이 필요하다. KTX고속철도망 투자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경제적 편익을 창출하려면 도로에서 철도로의 수송수요전환(modal shift)이 이뤄져야 한다. 연계환승체계 개선, KTX역세권 특성화 개발과 더불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교통요금체계도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 KTX 이용수요를 크게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KTXㆍ전철ㆍ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의 이용비용에 대한 소득공제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는 KTX 이용수요 증대뿐만 아니라 철도공사 재정적자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이기 때문이다. KTX고속철도망 구축은 국토공간구조와 국가교통체계를 저탄소 친환경교통수단인 고속철도망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국을 하나의 도시생활권으로 연결하는 KTX네트워크를 빠른 이동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산업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녹색성장에 기여하는 실용적 지역발전정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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