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태그플레이션 잇단 경보음
증시급락·실적둔화로 투자자금 이탈 가능성
미국경제가 지난 70년대에 이어 다시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하며 장기 불황에 빠질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유명 경제학자와 언론등은 '인플레이션없는 고성장'을 특징으로 하는 미 경제의 10년 장기호황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경기침체에도 물가와 실업률이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들은 미국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강한 달러, 기업의 설비투자확대, 증시활황, 외국투자자금의 유입등의 추세가 일거에 뒤집힐수 있다고 주장한다.
◇투자자금 이탈로 달러 급락하나
노스트웨스턴대 로버트 J.고든 교수는 막대한 무역적장에도 강한 달러를 유지시켜 주었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일거에 빠져나갈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든 교수는 미국이 연간 3,000억달러가 넘는 막대한 경상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유럽이나 신흥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안겨줄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금이 몰려들어 가치를 강하게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미 증시의 급락과 기업과 기업실적 둔화등 외국인들이 미국에서 돈을 빼낼 가능성이 높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고든은 이럴 경우 달러 약세를 막을수 없으며 수입 물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불가피할것 이라고지적했다.
최근 유로화의 급상승은 달러약세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달러가 급격히 하락할 경우 미국은 물론 세계경제가 공황에 빠질수 있다는 경고다. 고든교수는 달러 약세를 막을수 없다면 하락속도를 최대한 늦춰 충격을 줄여야한다고 충고했다.
◇장기 호황만큼 긴 불황 우려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22일자)에서 미국경제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호황을 누린 만큼 부황의 골도 깊고 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특히 90년대초 일본 경제와 현재의 미국 경제를 비교하며 경제의 어려움보다도 위기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진 국민정서가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경제가 ▲소비위축 ▲주가급락 ▲기업투자 위축 ▲경상적자 확대 등으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대비는 거의 전무하다는 비판이다.
잡지는 또 미국에 다가올 위기는 이전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성격의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차대전 이래 미국의 경기침체는 물가와 금리가 오르면서 발생했지만 21세기 첫 불황은 신기술에 대한 낙관으로 증시에 형성된 거품이 제거되는 과정에서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처방책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뉴스위크는 민간 및 기업의 지출감소, 기업실적 악화, 증시폭락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