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가 긴급 조기진화에 나섰다. 외환보유액 전체가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또 달러 기근 해소의 일환으로 은행에 외화자산 매각을 지시했으며 구체적 이행 여부도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외환보유액에 대해) 넉넉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한쪽으로는 (외화를) 벌어들이고 다른 한쪽으로는 지출하는데 그 차이만 외환보유액으로 막으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환보유액이 최근 3개월간 184억달러 이상 급감한 것과 관련해 “외환보유액은 쌓아놓기만 하려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너무 쓴 것은 아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거급 강조했다.
이종구 금융위원회 상임위원도 이날 가용 외환보유액이 100억달러대로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가용 외환보유액은 단순하게 유동외채를 차감해서 산출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달러 부족 현상에 대해 “단기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본다”며 “국내 은행들도 구조화 커버드본드(담보부채권) 발행을 추진하는 등 장기 외화자금을 들여오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도 “유동외채 중에서 외국은행 국내 지점이 본점에서 차입한 돈이 있고 외환보유액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미 국채의 경우 환금성이 뛰어나다”며 “한마디로 지금은 외환보유액 모두를 가용 보유액으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상위 10개국 가운데 보유액이 늘어난 중국ㆍ브라질ㆍ홍콩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감소폭이 가장 작다”며 외환보유액 부족 논란 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달러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에 팔 수 있는 보유 외화자산 매각 등 자구 노력에 나설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달러 확보를 위한 은행들의 자체 노력이 매우 중요한 때”라며 “이에 따라 감독당국이 은행들이 어느 정도 노력했는지를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달러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스와프시장에 1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외환 현물시장에도 외환보유액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